미국은 물론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국 9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됐다. 뜨거웠던 고용 열기가 조금은 식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당초 예상치보다 일자리가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서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고용과 더불어 연준의 통화정책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물가지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다음 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더 중요해졌다.
비농업 일자리 33.6만개 늘어…국채금리 한때 급등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33만6000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8월 증가치인 22만7000개보다 11만개 가까이 늘어난 것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추정치 17만개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레저·접객업을 위시한 서비스 부문이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미국민의 소비가 여전히 활발하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올 초를 기점으로 점차 둔화 양상을 보이던 고용지표가 다시 과열 움직임을 보이자 시장은 당황했다. 고용지표 공개 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9%에 근접하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르기도 했다.
고용시장의 과열은 연준이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 2% 달성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고용이 계속 늘어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을 확대시키면서 물가를 자극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연준 입장에선 추가 금리 인상을 비롯한 긴축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과도한 해석 경계 목소리도…CPI로 관심 이동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고용지표를 두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자리는 늘어났지만 시간당 임금 상승률 둔화가 계속되고 있고 실업률 역시 3.8%로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뉴욕증시 역시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을 드러내다 발표 이후 잠깐 내림세를 보인 뒤 이내 오름세로 돌아서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시장은 이제 다음 주에 나올 9월 CPI로 관심을 옮기는 분위기다. 물가 추세를 나타내는 CPI 추이를 통해 연준의 행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시장은 고용지표에 대해 민감해 하기보단 미국 소비자물가에 주목할 것"이라면서 "9월 CPI를 통해 근원 물가의 하락세가 확인될 경우 고금리 지속 우려는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