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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운용 "현대엘리 자사주 전량 소각해야"

  • 2023.11.22(수) 11:25

22일, 현대엘리베이터 지배구조정책 관련 기자간담회
지배구조 정책 환영…해외손실 등 수익성 개선 필요
자사주 우리사주 처분…대주주 우호지분 전락 우려
주주제안 할 수 있도록 임시주총 날짜 변경 요구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 가량을 보유한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자기주식 운용방향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최근 자사주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긴 것에 대해 대주주 우호의결권 확보 수단이 아니냐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주식 취득 목적에 맞게 전량 소각할 것을 요구했다.

KCGI운용은 또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 등 지배구조 정책과 관련해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추후 이사회 구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주주제안 안건을 제안할 수 없도록 정확히 임시주총 6주 전에 공시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KCGI자산운용(이하 KCGI)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현대엘리베이터가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에 대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을 공개했다. 배당확대와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장의 사임예정에 따른 후임 이사회 운영 정책을 발표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향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소각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회성으로 발생하는 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소각에 활용할 예정이다. 벌어들이는 이익과 상관없이 주당 500원의 최저배당금도 설정했다. 

가장 중요한 기업지배구조 정책 중 하나는 현정은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이다. 현정은 의장은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고 지난해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사내이사 임기는 2025년 3월로 여전히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사임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후임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 선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 29일 임시주주총회도 열 예정이다. 추가로 사외이사 평가보상 방식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도입하고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KCGI "이사회 개편 환영, 수익성 개성은 필요"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업지배구조 정책 발표와 관련 KCGI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KCGI는 "현정은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과 기존 이사회 구성원의 임기 만료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의 독립성 및 투명성, 이사회 중심 경영 문화의 성공적 정착 여부가 향후 지배구조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KCGI는 회사가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정책에 대해 우려도 표했다.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 관련 명재엽 KCGI 주식운용팀장은 "현정은 회장이 사임하더라도 경영성과와 관련 없는 과도한 급여 수령을 하면 안 되고 회사 경영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명 팀장은 또 본업인 국내 승강기 사업 성장성은 매력적이나 불투명한 해외시장 진출로 인한 대규모 손실, 국내외 지분투자로 인한 손상차손으로 실망스러운 경영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부동산임대업, 관광숙박업, 금융업 등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비주력 자산이 회사전체 고정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비영업자산의 구체적인 효율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우리사주에 넘긴 자사주, 대주주 우호지분?

KCGI는 최근 현대엘리베이터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 것을 두고 대주주의 우호의결권 확보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했다. 

명재엽 KCGI 주식운용팀장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했는데 새로운 기업지배구조 정책을 발표하고 새로운 이사회를 임시주총에서 구성하는 시점에 우리사주조합에 자사주를 처분한 것은 대주주 우호지분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자사주 취득 목적인 '주주환원 및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는 제목 그대로의 가치를 오롯이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KCGI는 현대엘리베이터에 현재 보유중인 7.64%에 달하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것을 요구했다. 

"주주제안 못하는 임시주총? 날짜 다시 잡아야"

KCGI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17일 공시한 임시주총 개최 안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명재엽 주식운용팀장은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6주 전에 전달해야 하는데 현대엘리베이터는 임시주총 6주 전인 11월 16일날 임시주총을 제안하면서 주주제안 상정이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상법 제363조의2에 따르면 주주제안은 주총 6주 전에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제출해야 한다. 명 팀장은 "KCGI뿐만 아니라 다른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들도 주주제안 상정이 불가능해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회사가 올린 이사회 후보만 단독으로 상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KCGI는 현대엘리베이터에 주주들에게 균등한 기회와 권한을 보장할 수 있도록 임시주총 일정을 다시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현재 KCGI는 지난 8월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약 2%를 보유 중이다.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주주서한을 보내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분 추가 취득 계획에 대해 KCGI는 "회사의 운용에 대한 부분이라 공식적으로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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