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기존 상품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AI 반도체 혁신 성장을 보다 더 반영할 수 있는 ETF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2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나스닥'을 오는 26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기초지수는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만든 필라델피아AI반도체지수(ASOX)다. 나스닥은 지난 30년 전 만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에서 AI 반도체 설계 및 생산 관련 기업의 비중을 늘리고,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과 종합반도체기업(IDM)은 제외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지수를 만들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지난 2019년 반도체 산업 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삼성전자, 3위는 인텔이었으나 지난달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6위, 인텔은 14위로 내려갔다"라며 "반면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이 1066억달러에서 2조7770억달러로 커지며 6위에서 1위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AI 확산에 따라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는 설계(팹리스)와 생산(파운드리)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 반도체 시장을 재편하고 있고, 이러한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SOX 지수와 구성 종목 비중을 비교해 보면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떠오른 엔비디아의 비중이 22%로 확연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AI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TSMC 비중도 18.9%로 높다.
반면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인 애널로그 디바이시스와 IDM 기업 인텔은 ASOX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정환 미래에셋운용 ETF운용1본부장은 "과거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IDM 기업이 비용을 효율화했고 성과가 더 좋았던 적이 있다"며 "그러나 이제는 반도체 시장이 발전해서 나노단위 공정을 해야 하는데 설계·생산 모두 투자하다 보니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모건스탠리에 의하면 인텔이 올해 발표한 가우디3 반도체의 가격 대비 성능은 엔비디아가 2년 전 내놓은 H100 반도체보다 뒤떨어질 정도로 격차가 발생했다.
ASOX는 구성 종목과 함께 투자 비중에서도 기존 SOX와 차이점을 뒀다. SOX 지수는 상위 1~3 종목의 투자 비중을 각각 12%, 10%, 10%로 제한했다. 그러나 ASOX는 투자 비중을 늘려 20%, 17%, 15%로 확대했다. 승자독식 경향이 강한 시장 특성상 수혜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상위종목 투자 비중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수익률 측면에서도 레거시 반도체를 제외한 ASOX 지수가 우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정환 본부장은 "최근 3년동안 AI가 대두되면서 SOX 지수와의 격차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5년 ASOX는 약 500% 상승했으며 SOX는 290% 올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시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상품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AI 발전으로 변하는 시장의 환경을 반영하는 상품을 투자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했다"며 "반도체 시장 전반에 투자하고 싶다면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혁신 성장산업에 집중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새 ETF에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나스닥의 총보수는 SOX를 추종하는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과 같은 0.4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