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을 시작한 투자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거래시간이죠?
우리 시간으로는 밤 11시30분이 되어서야 정규장이 열리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잠을 설칠 수 밖에 없습니다. 원하는 금액에 거래 예약을 하고 잠을 청하는 이른바 '수면매매'를 하는 서학개미들이 많은 이유죠.
태평양 건너 미국시장에 투자하는 일이다 보니 시차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요. 다행히도 미국 시장의 경우 1년 중 절반 이상 개장시간을 앞당기는 '서머타임'이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매년 3월 둘째 일요일부터 11월 첫째 일요일까지는 주식시장에도 서머타임을 적용해 거래시작과 종료시간이 각각 1시간씩 당겨지는 것이죠.
당장 오는 10일 밤부터는 11시 30분이 아닌 10시 30분에 정규장이 열리고요. 정규장 전후로 열리는 프리마켓과 에프터마켓도 각각 1시간씩 개장시간이 당겨집니다.

주식시장과 경제활동의 동기화 목적
서머타임은 여름철 낮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활용하기 위해 표준시간을 1시간씩 당기는 제도인데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때 연료 절약을 위해 도입됐다 전쟁 후 각각 폐지됐는데요. 1966년 미국에서 일괄 절약 시간제 법안이 통과되면서 정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머타임은 미국에서도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있지만,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요. 미국 증시에서 역시 주식시장과 경제활동의 동기화 차원에서 서머타임이 계속 적용되고 있습니다.
만약 주식시장에서만 서머타임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영업시간과 실적발표, 경제지표발표 등과 개장시간이 맞지 않아서 혼란이 크겠죠.
3월부터 11월까지가 여름?
서머타임은 원래 4월 첫째 주부터 10월 마지막주까지 운영됐는데요. 2007년부터 3월 둘째 주부터 11월 첫째 주로 연장됐습니다.
에너지 절약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소비활동시간이 길수록 유리한 유통과 레저산업 관련 기업들이 적극 지지하면서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지리적인 이유도 있는데요. 미국은 땅이 넓어서 표준시간대를 4개(EST, CST, MST, PST)나 적용하는데, 동부와 서부의 일출과 일몰의 시간차이도 커서 서머타임을 길게 유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죠.

애프터마켓 종료시간은 그대로
서머타임 적용 시간을 보면 프리마켓과 정규장, 에프터마켓 모두 1시간씩 개장시간이 당겨지는데요.
하지만 장 종료시간은 프리와 정규장만 당겨지고, 에프터마켓의 경우 서머타임 적용과 상관 없이 우리시간 아침 7시 30분으로 고정돼 있습니다.
에프터마켓 종료시간이 달라지지 않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연계성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우선 서머타임을 적용하지 않는 아시아 시장과의 연계를 유지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특히 일본, 홍콩, 한국 등과의 파생상품 및 선물시장의 연계를 위해 에프터마켓 종료시간 일치가 필요하다고 하죠.
미국 내 기관투자자들의 일정도 고려가 됐습니다. 에프터메켓은 일반투자자를 위한 시장이라기 보다는 기관투자자들이 장 마감 후 기업실적을 분석하고 추가거래를 하는 시장인데요.
보통 기업 실적발표가 장 마감 후부터 시작하기에 이를 충분히 반영할 시간이 필요하고, 서머타임으로 종료시간이 변경되면 기관 매매가 불편해지기 때문에 에프터마켓 종료시간은 고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