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에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3배 추종 지수 레버리지 ETF 등 이른바 '고수익 고위험 추구 상품'에 서학개미의 뭉칫돈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를 2배로 추종하는 티렉스 ETF(TSLT)의 경우 전체 순자산 중 국내 투자자의 보유량이 6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이 주가 상승기에는 시장 수익률보다 더 큰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하락기에 손실도 큰 만큼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레버리지 상품을 전문 개발하는 해외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이상 들고 있으면 안 된다"고 권고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설 연휴 전인 지난 21일 기준으로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를 3억2721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다. 전체 순자산가치(Net Asset)는 5억8100만달러 가량으로 한국인 투자자의 보유 비중이 59.76%에 달한다.
테슬라를 2배로 추종하는 또 다른 상품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의 한국인 보유량도 47.56% 수준이다. 전체 순자산 48억달러 중 한국인이 22억9000만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국내에서는 단일종목 가격을 추종하는 ETF를 상장할 수 없다. 국내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는 30개 이상의 종목을 담는 지수를 추종하며, 한 종목이 20% 이상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레버리지 비율도 2배로 제한된다.
국내에서는 발행할 수 없는 레버리지 ETF에 서학개미의 돈이 크게 쏠리는 것이다. 테슬라 외에도 △엔비디아를 2배로 추종하는 'NVDL'의 국내 투자자 보유액은 6억달러(전체 순자산 중 11.2%)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2배로 추종하는 'MSTU'의 국내 보유액은 3억4000만달러(29.3%)에 달한다.
국내에서 상장할 수 없는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나스닥을 3배로 추종하는 'TQQQ' 국내 보유액은 32억달러(12.84%), 미국 초장기 국고채 가격을 3배로 추종하는 'TMF'의 국내 보유액은 10억달러(20.03%), ICE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SOXL의 한국인 보유량은 22억달러(22.85%) 수준이다.
문제는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지면 변동성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1% 상승하면 ETF 가격은 3%로 상승한다. 반면 기초자산 가격이 1% 하락하면 ETF 가격도 3% 하락하면서 손실 폭이 커진다.
가령 지난 10일 아이온큐(IONQ) 주가 급락으로 이 종목의 주가 변동을 3배로 추종하는 해외 상장지수증권(ETP) 'Levshares 아이온큐 3X ETP'(이하 아이온큐 3배 ETP)가 주가 급락으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기도 했다. ▷관련기사: "1원도 못 건진다", 레버리지 경각심 일깨운 '아이온큐 3배 ETP'(1월1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20년 가량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영향으로 양자컴퓨터 테마주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아이온큐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39%(19.34달러) 급락했다.
이에 아이온큐 주가 변동을 3배로 추종하는 '아이온큐 3배 ETP'로 불똥이 튀었다. 이 상품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224.11달러(32만7470원)였으나 순식간에 휴지 조각이 된 것이다. 기초자산인 아이온큐 가격이 순식간에 40%가량 하락하면서 아이온큐 3배 ETP 가격은 -120%에 수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ETF를 하루 이내로만 보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레버리지셰어즈 관계자는 "3배 레버리지 ETF는 위험성이 높아 하룻밤 동안(Overnight) 보관하면 안 된다고 투자설명서에 명시하고 있다"며 "매수 하루 내에 판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