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민이 직접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이달 중순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다. 최근 2년간 매년 서울 영동대로의 교통을 통제하며 개최했던 자율차 시연 장소를 광화문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시승 차량이 한 대 뿐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체감'을 취지로 내걸기에는 내용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18일 광화문 광장 및 세종대로 일대에서 '혁신성장동력 챌린지퍼레이드'란 행사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 행사는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정부 연구개발비를 받은 기업들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다.
과기정통부는 미래창조과학부 시절에도 '창조경제박람회 미래성장동력 챌린지퍼레이드'란 이름으로 비슷한 행사를 벌여왔다. 올해에는 행사명에 '창조경제' 대신 '혁신성장'을 넣었다는 점에서, 영동대로 일대가 아닌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바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행사에서 세종대로(광화문과 경복궁 사이) 3차선 도로를 통제하고 자율주행 전기차의 대국민 시연회를 가질 계획이다. 2년전 행사에선 무인차 기술을 적용한 현대 제네시스로 영동대로를 주행하는 시연회를 가진 바 있다. 올해에는 전기차인 현대 아이오닉 차량에 ETRI의 자율차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 과기정통부가 챌린지퍼레이드 페이스북(www.facebook.com/challengeparade)에 올린 자율주행차 모습. |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산학연의 도전적이고 창의적 연구개발이 성장동력화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대규모 실증기획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다만 시승차가 고작 한 대에 그치고 이마저 많은 시간이 할애되지 않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시연회라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라리 보여주기식 행사에 가깝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자율차 시승은 총 1시간30분으로 잡혀 있다. 시승은 앞좌석의 운전석을 비우고 조수석에 ETRI 개발자가 동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뒷자석엔 시승자 2~3명 정도가 앉을 수 있다.
한팀이 10분 정도 세종대로를 한바퀴 돈다고 가정하면 한시간 반동안 총 20~30여명이 시승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뒷자석에 3명이 같이 타기엔 좁기 때문에 최대한 어린이들을 우선적으로 태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를 중심으로 꾸려진 것도 눈길을 끈다. 이날 자율차 시승식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스마트워치로 차량을 호출, 리포터와 동행한 채로 자율차를 타고 다니면서 건널목 신호나 주행간격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후 장관은 곧바로 무대로 이동해 주요 귀빈들과 증강현실(AR) 고글을 착용, 레이싱 전기차를 체험한다. 일반 관람객보다 주요 귀빈을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행사 내용도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알맹이 없는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모든 행사가 완전히 새로울 수는 없다"라며 "최대한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