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뮤직이 엠넷닷컴을 흡수합병했어. 지난주 핫한 IT 뉴스 중 하나였지.
지니뮤직은 디지털 음원 업계 2위 사업자인데, 통신회사 KT가 최대주주야. 음원 업계 4위인 엠넷닷컴은 CJ디지털뮤직(CJ ENM이 100% 보유)이 운영하고 있었어.
사람들의 관심은 지니뮤직이 엠넷닷컴을 왜 샀는지, 얼마에 샀는지라고 요약할 수 있어.
지니뮤직의 공식 발표 내용은 "이번 합병을 통해 프리미엄 디지털 영상, 음원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건데.
무슨 말인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진 않지?
지금부터 천천히 살펴보자.
지니뮤직은 KT와 LG유플러스가 1, 2대 주주인 음원 업체야. LG유플러스는 얼마 전인 지난 3월에 지니뮤직에 지분 투자했어. 당시 통신 시장에서 경쟁하던 KT와 LG유플러스가 손을 잡아 화제였지. 투자 금액도 무려 267억원이었어.
LG유플러스는 사실 CJ E&M(CJ ENM의 전신)의 '엠넷닷컴'과 제휴를 맺고 음원 콘텐츠를 쓰고 있었어. 음원을 보유한 게 아니라 남의 것을 계약하고 쓰다보니 콘텐츠 수급의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었지.
그래서 음원 콘텐츠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가장 괜찮은 조건의 지니뮤직에 지분투자하고 안정적으로 음원을 확보하려고 한 것으로 당시 해석됐어.
그런데 이번 지니뮤직의 엠넷닷컴 흡수합병으로 인해 LG유플러스는 추가로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지.
LG유플러스의 지니뮤직 지분율은 기존 15.00%에서 12.70%로 변경됐지만, 결과적으로 LG유플러스는 지니뮤직이 소유하게 된 엠넷닷컴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으니까.
그리고 지니뮤직은 가입자가 약 250만명 수준으로 알려져있는데, 카카오M의 멜론(450만명)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어.
지난 3월 LG유플러스의 지분 투자를 받으면서 LG유플러스의 가입자도 유입될 수 있게 된 데다가, 이번에 엠넷닷컴(가입자 수 60만명)도 흡수합병하면서 1위 멜론을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거야.
3위 NHN벅스(85만명)와의 격차도 크게 벌릴 수 있겠지.
가입자가 많으면 뭐가 좋으냐고? 일단 서비스 측면에선 아무래도 많은 가입자에서 발생하는 각종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돼.
20대 여성이 어떤 음악을 언제 어디서 즐겨듣는지 데이터를 확보한 것을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할 수 있다는 얘기야.
또 많은 가입자를 기반으로 음원을 직접 소유한 연예기획사 등 거래처와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지.
실제로 지니뮤직은 음원 유통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메이저 기획사와의 연결 고리를 놓치고 있었어. 때문에 엠넷닷컴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지.
앞서 지니뮤직은 '3대 기획사'인 SM·JYP·YG와 맺은 지분 관계가 하나둘씩 정리된 바 있어.
엠넷닷컴은 국내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이기도 한 CJ ENM이 보유한 음원 판매·유통권을 갖고 있다고 해. 그러니 엠넷닷컴을 인수하게 되면 여러모로 지니뮤직에 유리한 것이지.
그렇다고 지니뮤직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건 아니야. 이번 인수합병으로 CJ ENM의 지니뮤직 지분율도 15.35%로 2대 주주가 된다고 해.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각자 이익을 위해 힘을 모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야.
자, 그렇다면 지니뮤직은 엠넷닷컴을 얼마에 샀을까. 당사자들은 비공개라고 하지만 대충 짐작은 가능해.
앞서 말했듯 LG유플러스의 지분투자 금액에서 단서가 시작돼. LG유플러스의 지니뮤직 지분율이 15%일 때 267억원이잖아. 물론 그때보다 지금 지분율이 낮아졌지만, 합병 대가는 최소한 그쯤 이상은 된다는 말이지. 또한 지니뮤직이 자신들 주식 15%를 CJ ENM에 주고, 돈은 140억원 정도 줬다고 하니까, 대략 400억에서 500억원 정도를 주고 엠넷닷컴이 팔린 셈이야.
아무튼 이번 흡수합병으로 KT, LG유플러스, CJ ENM이 1위 멜론에 도전하는 모양새인데, 앞으로 양상이 어떻게 될지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야. 유료 음원 플랫폼 1위는 멜론이지만, 무료로 보면 유튜브가 1위라고 하니까. 어때, 이해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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