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 일대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으며 매장의 신용카드 결제가 막히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KT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경 아현국사 지하 통신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면서 이 국사가 관할하는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서 KT가 제공하는 이동전화와 유선전화, 인터넷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11시 16분경 발생한 화재는 3시간이 지난 오후 2시반에 이르러서야 불길이 잡혔다. KT는 화재가 진압된 이후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통신 서비스 복구에 즉시 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오후 3시 황창규 회장과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사장 등 KT 주요 임원이 현장을 방문, 피해복구를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오 사장은 "이동전화는 금일 중 70% 복구할 계획이며 내일 아침까지 90% 이상 복구할 것"이라며 "유선전화와 인터넷, 카드결제 복구는 통신구 화재연기가 빠진 후 현장 진입이 가능한 상황으로 1~2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는 이동기지국 15대를 현장에 배치해 가동 중에 있으며 추가로 30대 투입할 계획이다.
화재가 발생한 아현지사는 KT가 서울에서 운영하는 주요 통신국사 가운데 하나다. 이 곳엔 전화선 16만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전선 세트)가 설치돼 있었는데 화재로 인해 훼손됐다.
KT 관계자는 "아현국사는 통신 케이블 등 네트워크 설비를 갖춘 중간 단위 거점"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피해가 서대문구를 넘어 인근 마포구와 용산구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한 이유에 대해선 "국사의 통신 네트워크가 가지처럼 주변 지역으로 뻗어 나가는데 국사를 각 구마다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보니 지역별로 통합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이 지역 일대 통신 장애는 물론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가 먹통이 되면서 상가 매장들도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휴대폰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하는 대행 업체들도 피해를 입었다.
인터넷 SNS 상에선 "신촌역 부근에 거주하는데 KT 휴대폰과 문자, 카톡, TV, 인터넷은 물론 카드결제가 안돼 현금을 들고 외출해야 할 것 같다"는 피해 사례가 올라왔다.
통신 장애가 3시간 이상 발생하면서 KT의 향후 피해 보상에 관심이 모인다. KT 이용약관에 따르면 3시간 연속 이동전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시간당 월정액(기본료)과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고객과 협의를 거쳐 손해배상을 하게 돼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4월 발생한 LTE 음성통화 및 문자 메시지 장애에 대해 피해고객 730만명에게 월정액의 이틀치 금액을 보상한 적이 있다. 다만 보상 금액이 그리 크지 않다. 요금제에 따라 600원~7300원 정도에 불과하다.
KT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통신망 우회복구, 이동기지국 신속배치, 인력비상 근무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피해 보상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