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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 과방위 '언론사=KT협찬기사 쓰는곳' 인식하나

  • 2019.01.16(수) 13:48

KT회장 답변태도 불성실하다며 청문회 추진
국회의 언론·기업 바라보는 민낯 드러내

▲ 16일 국회 과방위에 출석한 황창규 KT 회장 [자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캡쳐]

 

"국회가 황창규 KT 회장을 불러내 다보스포럼에 가지 못하게 됐다는 A 언론사 기사가 나왔다. 언론플레이 유감이다…(중략) KT가 각 언론사에 광고협찬비로 지출한 금액자료를 제출하라"

 

"KT가 각 언론사에 로비해서 화재사고 이슈를 축소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아마도 홍보비, 협찬비 많이 썼을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위원장, 이철희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이 16일 오전 열린 전체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이날 전체회의는 KT 통신구 화재사고에 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사고피해자 보상문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KT가 언론사에 돈을 주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지적들이 쏟아졌다.

 

특히 노웅래 위원장은 "A언론사 기사는 문제가 있다. KT와 어떻해서든 연관이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KT와 언론사와의 유착관계를 적시했다. 해당 언론사에서 보면 명예훼손 감이 될 수 있다.

 

국회가 언론을 바라보는 인식에 참담함을 느낀다. 언론사를 기업 협찬금이나 받아 홍보기사 대필해주는 장사치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의원들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철희 의원은 "KT가 언론사에 광고협찬비로 제출한 금액자료를 제출해달라"면서 "이렇게 하면 장담하건데 올해 국감에 또 나와야 할 겁니다"고 기업인을 몰아세웠다.

 

박성중 의원은 국회에서 힐난한 비판을 받아야 경영을 잘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과거 '황의법칙'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겸손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말했다.

 

노웅래 위원장은 "오늘 황 회장의 답변태도를 보니 전혀 반성이나 책임의식을 못느끼는 듯 하다"면서 "다음에 청문회에 나오면 그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것을 국회차원에서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과방위는 다음번 전체회의 때 KT 화재사고에 대한 청문회 개최건을 결의하기로 했다.

 

법이 미흡했다면 법을 보완하고, 관리·감독이 미흡했다면 관리·감독을 강화할 일이다.

 

약관이 미흡해 원만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면 약관을 개정하고, 당장은 피해 본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을 진행하면 된다. 어찌보면 당사자인 KT, 관리감독자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뿐 아니라 정부를 감시할 국회도 이번일에선 자유로울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다루는 국회가 법이나 제도 보다 감정에 앞서 객관성이 없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고 기업인을 호통치는 모습은 온당치 못하다.

 

아마도 이날 국회가 팩트에 근거한, 정제된 표현으로 KT 화재사고를 대했다면 분위기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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