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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한계' 엔씨, 생성형 AI로 돌파구 뚫을까

  • 2023.09.12(화) 09:50

생성형 AI '바르코', 새 사업 물꼬…"B2B 공략"

리니지 매출 하향으로 실적이 급감한 엔씨소프트가 최근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을 공개하며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니지 라이크'와 신작 부재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AI로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는 복안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분기 매출이 1년 새 30% 쪼그라드는 등 실적 하향세를 기록 중이다. '리니지 라이크(like)'가 국내 게임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출시 일정 연기로 신작이 장기간 부재한 영향이 크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타사에서 비슷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리니지 게임 3종(W·M·2M) 매출이 전부 감소했다. 기대작으로 꼽히는 '쓰론앤리버티(TL)'는 출시를 오는 12월로 미뤘고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S'와 액션게임인 '배틀크러쉬'도 모두 내년으로 출시를 연기했다.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는 내년 1분기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하반기로 변경했다.

기대작들이 잇달아 밀리면서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40% 넘게 빠졌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신작 출시 이전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구간에 투자자들은 베팅하는데, 엔씨소프트는 과거 대비 흥행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신작 출시 부재에 따른 실적 악화와 엔씨소프트가 게임시장에서 과거부터 지켜온 흥행 공식을 잃어버렸다는 우려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르코' 파라미터 UP…교육·금융 등 B2B 공략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최근 선보인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수익화가 요원하지만 생성형 AI로 B2B 시장에서 새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어서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최초로 AI 연구센터를 따로 꾸릴 만큼 이 분야에 공을 들여왔다.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그간 외부 개발사 인수합병(M&A) 없이 자체 AI 연구개발을 이어온 게 대표적이다. AI 연구인력만 해도 300명이 넘는다. 인원만 놓고 보면 웬만한 중견기업 규모다. 

바르코는 엔씨소프트 AI 언어모델의 브랜드로 회사는 파라미터(매개변수·학습을 위해 외부에서 투입되는 데이터)별로 성능이 구분되는 모델을 차례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 처음 공개한 건 파라미터가 13억, 64억, 130억개인 소·중형 규모 한국어 전용 모델이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2040억개)나 카카오가 연내 선보일 KO(코)GPT2.0(최대 650억개)에는 못 미치지만, 적은 컴퓨팅으로도 학습할 수 있고 도메인 언어에 특화가 가능해서 맞춤형 모델로 만들어 서비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11월에는 매개변수 520억개, 내년 3월에는 1000억개의 AI 언어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텍스트와 함께 그림이나 사진을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는 수준의 초거대 언어모델(LLM)이다. 단지 자사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교육, 로봇, 금융, 바이오, 공공 등 각 분야에서 AI 언어모델을 통한 B2B 수익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테면 바이오 분야에서 '바르코' LLM이 관련 빅데이터와 개체(Entity) 간 관계, 작용 메커니즘을 학습하고 새로운 약물 발견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식이다. 

디지털휴먼 개발도 그 일환이다. 이미 회사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GDC(게임개발자 회의) 2023'에서 김택진 대표의 실제 표정과 목소리, 어투를 오마주한 디지털휴먼 'TJ Kim'을 공개했다. LLM은 디지털휴먼의 두뇌 역할을 한다. 고도화 할수록 다양한 주제나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진짜 사람처럼 소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일차적으로는 인터렉션(소통)에 방점이 찍히지만 그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게임 개발은 물론 교육, 금융,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 도메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3월 공개한 디지털휴먼 'TJ Kim' / 사진=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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