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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쓰나미'에 출렁이는 OTT…대응책은

  • 2023.09.17(일) 10:00

쿠팡플레이 2위 등극…티빙·웨이브 밀려
"글로벌 시장 향한다면 M&A 필연적"

/그래픽=비즈워치

쇼핑몰 '쿠팡'이 자사 구독 서비스 끼워팔기 방식으로 출발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가 시장에서 괴력을 보이면서 OTT에 사활을 걸고 있는 기존 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했다.

쿠팡플레이가 지난달 월간 사용자 수(MAU) 563만명을 기록하면서 국내 OTT 시장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OTT 넷플릭스에 맞서 힘겹게 싸우던 '티빙'과 '웨이브'는 엉뚱한 플레이어의 득세에 3, 4위로 밀렸다. 콘텐츠 경쟁력이 OTT 경쟁력의 근본인 만큼 기존 업체들이 힘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 됐다.

넷플릭스 바짝 추격하는 '쿠팡플레이'의 시대

17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OTT 가운데 지난 8월 MAU 1위는 넷플릭스로 1223만명에 달했다. 2위는 쿠팡플레이(563만명), 3위는 티빙(539만명), 4위 웨이브(439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성장한 OTT도 작년 8월 대비 올 8월 사용자 수가 232만명이나 급증한 쿠팡플레이였다. 디즈니플러스가 103만명, 티빙은 96만명, 넷플릭스는 35만명, 웨이브는 4만명 증가했다.

쿠팡플레이는 2020년 12월24일부터 쿠팡의 유료 구독상품 '와우 멤버십' 가입자 대상으로 OTT를 무료 제공하는 방식으로 출발했는데, 해외축구와 같은 각종 스포츠 콘텐츠를 대폭 보강하면서 사용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유럽 프로축구팀 '맨시티' 대 'AT마드리드' 경기가 방송된 지난 7월말 주간 사용자 수(WAU)가 약 301만명을 기록했다. 미국 쇼핑 플랫폼 아마존이 OTT를 제공하는 방식을 따라한 쿠팡은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한 OTT 사업자가 됐다.

그렇다고 그동안 기존 OTT 사업자들이 손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꾸준히 덩치를 키웠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손잡은 것이 웨이브다. 게다가 웨이브 입장에서 쿠팡플레이의 득세는 더욱 아프다. OTT가 없던 시절만 해도 스포츠 콘텐츠를 가장 많이 다룬 사업자가 지상파였다. 국내 콘텐츠의 강자 CJ ENM의 '티빙'도 국내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의 '시즌'과 손잡은 OTT다. 티빙은 지난해 말 시즌을 흡수합병하면서 단숨에 넷플릭스를 추격하는 국내 2위 사업자가 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적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사업자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도 무서운 기세로 사용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연예인이 대거 등장하는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을 지난달 공개하면서 국내 5대 OTT가 됐다. 지난 7월 현대백화점판교점에 디즈니스토어 국내 1호점을 내면서 상품을 사면 OTT 이용권을 주는 방식의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티빙·웨이브 힘 모을까?

이런 까닭에 기존 OTT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인수합병(M&A)과 같은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티빙과 웨이브가 힘을 모으면 다시 사용자 수 기준 2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견도 있다. 쿠팡플레이가 쿠팡의 주력 사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서비스를 OTT 시장 플레이어로 볼 것인지 일단 의문이고, 디즈니는 강력한 IP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국산 콘텐츠 수급이 없다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판단도 있어서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 진출 초기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국산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거 확보되면서 1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플레이는 사실 쇼핑몰 이용률을 높이는데 쓰이는 OTT이고 스포츠 콘텐츠 판권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면서 힘을 키웠다는 점에서 국산 예능, 드라마 등에 집중하는 기존 OTT와 동일한 차원의 경쟁을 벌인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며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일정 기간에 반짝 효과가 있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 상황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티빙과 웨이브 모두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는 점에서 묘수를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내에선 경쟁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는 힘을 모으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가 각자 해외 진출을 한다면 자본이든 콘텐츠든 강한 영향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속적 콘텐츠 공급을 위한 자본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국내 시장만 노리는 게 아니라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M&A든 파트너십 체결이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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