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됐다. 카카오는 최고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이자 창업주이며,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의 부재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2시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은 김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은 법원의 영장 발부로 즉시 구속됐다. 김 위원장은 구속 상태로 최장 20일간 수사를 받는다.
법원은 전날 오후 2시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시작해 약 4시간만인 오후 6시께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SM 시세조종 혐의 인정하느냐', '카카오그룹 투자심의위원회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보고받은 부분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심사를 마친 후에도 굳게 입을 다문 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한 검찰 호송차에 올랐다.
검찰은 카카오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주가를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김 위원장을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을 지난해 10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카카오 판교아지트 소재 카카오그룹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8개월 후인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20시간에 달하는 밤샘조사를 이어갔다. 조사가 이뤄진 지 8일만인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200장에 달하는 PPT 발표 자료를 제시하면서 구속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임시 그룹협의회에 참석해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라며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