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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카오]선택과 집중·AI 신사업 '어쩌나'

  • 2024.07.24(수) 06:00

사상 첫 총수부재 사태로 경영공백 '우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되면서 카카오그룹의 사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수 구속 사태는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가 개인 차원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그룹 총수이자 카카오의 최대주주인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직접 CA협의체 공동의장과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그의 구속으로 카카오가 그동안 추진한 경영쇄신 작업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추진한 그룹 쇄신작업, 인공지능 사업과 같은 최종의사결정권자가 필요한 사안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카카오의 체질개선 작업은 김 위원장의 부재에 따라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계열사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인 CA협의체를 확대 개편하고 그룹의 구심력을 강화한 뒤 '선택과 집중'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현재 카카오 계열사는 1년 사이 23곳 감소한 124곳으로 집계된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동원, 부실 기업 매각을 통한 체질 개선 등 굵직한 사안들은 총수 부재상황에선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주요한 의사결정을 적기에 해내지 못하면 그만큼 회사의 건강한 성장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외 테크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AI 사업도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카카오는 경쟁사 대비 AI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속도가 더욱 느려질 것이란 우려다.

실제로 올해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테크 역량과 본사의 서비스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었고, 김 위원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카카오브레인 사내이사를 맡을 정도로 AI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18일 개최한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그룹 구성원들이 힘 합쳐 경영 쇄신과 AI 기반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와 공모해 SM엔터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대표,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도 구속된 바 있으나 현재는 풀려난 상태인 만큼 김 위원장의 구속 사태가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구속 자체가 예상 밖이란 점에서 카카오는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카카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총수의 공백이란 초유의 위기 상황에 대응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이날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신아 대표도 최근 그룹협의회에서 "엄중한 현실 인식 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없이 본업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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