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시대가 다시 열릴 조짐이다. 신작 'TL'(쓰론 앤 리버티)이 글로벌 주요국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가운데 차기 기대작들도 줄줄이 대기하면서다.
TL 글로벌 흥행 '가속'
1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가 개발하고 아마존게임즈가 서비스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은 세계 각국에서 최상위권의 인기·매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1일 북·중·남미를 비롯해 유럽, 오세아니아, 일본 등 글로벌 지역에 론칭된 TL은 PC 스팀(Steam), 콘솔 버전으로 나왔는데, 출시 3주만에 글로벌 게임 강대국으로 꼽히는 10개국의 스팀 플랫폼에서 평균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TL은 프랑스 스팀에서 인기·매출 합산 기준 1위를 기록중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브라질에선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에서도 3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에선 4위에 랭크됐다. 24시간 내 최고접속자 수는 24만8664명에 달한다. 국내 게임 중 가장 높은 순위다.
회사 관계자는 "신작 출시 후 '골든 타임'으로 분류되는 2~3주차에도 여전히 최고동시접속자수 30만명 수준을 유지하며 글로벌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고된 글로벌 흥행
TL의 글로벌 흥행 조짐은 지난 여름부터 포착됐다. 지난 7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진행한 오픈 베타 테스트(OBT) 첫날부터 6만명 이상의 최고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한 것이다. 정식 출시 당일에는 동접자 32만명을 돌파하면서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이용자 평가도 함께 상승 중이다. 현재 TL에 대한 스팀 리뷰는 총 3만5000개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긍정 평가는 66.58%를 차지했다. 얼리액세스 출시 당시에는 부정 평가 비율이 50% 수준이었으나, 이용자의 성장 정도에 따라 튜토리얼 이후 핵심 콘텐츠가 등장하며 긍정 비율이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게임 관련 커뮤니티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종합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선 전세계 스트리머들이 TL 콘텐츠를 방송하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팔로어가 1104만명인 종합 게임 BJ 슈라우드는 정식 출시 이후 꾸준히 TL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튜브 게임 BJ 아스몬골드는 "TL이 10점 만점 중 10점에 가까운 MMORPG가 됐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그래픽과 이를 끊김 없이 서비스하는 운영 능력도 해외 게이머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TL이 개발 단계부터 해외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오픈월드 형식의 방대한 필드를 고려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자연처럼 월드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이용자와 상호 작용하는 심리스(Seamless) 형식은 TL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21개에 달하는 무기 조합을 지원하는 TL의 게임성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통해 최적의 무기 조합을 찾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도 개선되나
TL의 글로벌 흥행은 엔씨의 부진했던 실적을 개선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분기만 해도 엔씨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3689억원,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75% 줄어든 88억원에 그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들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고 신작들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TL뿐 아니라 다른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도 최근 사전예약 100만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예고하면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리니지 IP기반의 게임이다.
이와 함께 '블레이드앤소울2'의 중국 시장 출시도 대기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L은 출시 초기에 최고 동접자 32만6000명을 기록해 기존 낮았던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며 "이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