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의 주력 게임 '니케: 승리의 여신'(이하 '니케')이 중국 출시의 물꼬를 텄다. 중국시장은 '블레이드&소울'로 입지를 다진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의 팬덤이 굳건한데다 서브컬처의 선호도가 높다. 퍼블리싱 파트너인 텐센트와의 끈끈한 관계도 중국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중국에서도 통하는 '김형태 파워'
중국 언론출판관리국(NPPA)은 지난 25일 32종의 외자판호(서비스허가권) 발급 명단을 공유했다. 이중 시프트업의 주력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가 '성리여신: 신적희망'(胜利女神:新的希望)이라는 이름으로 판호 발급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게임 중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도 '천당2: 맹약'(天堂2:盟约)도 외자판호를 발급받았다.
시프트업은 기업공개(IPO) 당시 '니케'의 중국 서비스 확장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자판호를 발급하기 전부터 중국 게임시장에서는 '니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국내 최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시프트업을 이끄는 김형태 대표의 인기가 중국에서도 견고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되고, 높은 인기를 모았던 MMORPG(다중역할접속수행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아트디렉터를 맡은 바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아직도 김 대표의 화보집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의)팬덤이 확실하다. 니케 때도, 스텔라블레이드 때도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외자판호 발급 직후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니케가 중국 유저분들을 만나러 갑니다"며 일러스트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미 현지에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 암암리에 가상사설망(VPN) 등을 활용해 '니케'를 즐기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올해 초에는 '니케'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자 중국 이용자들이 시위 트럭을 보냈다. 외자판호를 발급받기 전인데도,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트럭을 보낼 정도로 중국 이용자들의 수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텐센트와의 끈끈한 공조 기대
'니케'의 중국시장 진출에 파란불이 켜진 또다른 이유는 중국 게임사 텐센트와 끈끈한 관계다. 텐센트는 시프트업의 효자 IP(지식재산권)인 니케를 텐센트의 퍼블리싱 브랜드 '레벨인피니트'를 통해 중국 본토를 제외한 국내·외로 유통·배급했다.
텐센트 입장에서도 '니케'는 아시아권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효자게임 중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니케'는 지난해 말까지 약 7억달러(9530억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8월, 9월에도 각각 1800만달러(248억원), 1400만달러(193억원)의 매출을 내며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프트업과 텐센트는 지분관계로도 강력하게 묶여 있다. 텐센트는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형태 대표이사(38.85%)에 이어 지분 35.03%를 보유하고 있는 시프트업의 2대 주주다. '스티븐 마'로 알려진 샤오이마 텐센트 수석부사장 또한 지난 1월부터 시프트업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한 자리를 올렸다. 강력한 자본력으로 글로벌 퍼블리싱에 성공했던 텐센트가 중국시장에서는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리라는 전망이다.
'니케'가 서브컬쳐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중국시장에서의 잠재력도 기대할 만하다. 중국은 호요버스가 개발한 '원신'의 흥행 후 서브컬쳐 장르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니케 중국 판호발급으로 인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실적의 설명력이 높아졌다"면서 "시프트업의 오는 2025년 추정 매출의 중국 니케 비중이 42% 차지하는데, 당사는 성공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