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돈 안 되면 버린다'…통신사들, 선택과 집중 가속

  • 2025.01.24(금) 06:00

오래된 서비스여도 성과 미흡하면 과감히 중단
재원 확보해 AI에 올인…"빠른 판단 중요해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에 사활을 걸면서 사업 재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서비스는 빠르게 접고 성장성이 기대되는 부문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등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출시 5년' U+ 초등나라도 굿바이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플랫폼 사업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19일 철수한 가운데 홈스쿨링 'U+ 초등나라' 서비스는 내달 접기로 했다.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 또한 오는 3월 운영을 종료한다.

이들 플랫폼이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화물잇고는 2023년 10월 출시 당시 전국 차주 43만명을 타깃으로 3년내 매출 1500억원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성과는 부진했다. 화물잇고의 차주용 앱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3월 1만명대를 돌파하며 반짝 치솟은 뒤 같은 해 7월 3000명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로 출시 5년째를 맞은 U+ 초등나라 역시 가입자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프로야구 중계 플랫폼인 스포키의 경우 핵심 이용층이던 야구팬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으로 이탈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2021년부터 운영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서비스를 오는 3월 끝낸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비대면 신사업으로 한 때 110만명을 넘어섰던 MAU가 최근 10만명대로 쪼그라들면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외에도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 천문 콘텐츠 '스타허그'이 출시 1년해 안 된 지난해 말 모두 서비스를 마무리했다.  

KT도 저수익 사업 덜어내기에 한창이다.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고전하던 길 안내 서비스 '원내비' 운영을 이달 13일 종료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와 '지니버스'도 중단했다. 대체불가토큰(NFT) 발행 플랫폼 '민클' 역시 서비스 시작 1년 반 만에 철수한 바 있다. 

비핵심사업 정리…AI 투자는 속도전

통신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산업 생태계가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위 돈이 안 되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성과가 미흡한 부문은 빠르게 정리해 그 비용을 AI 같은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AI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강도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영섭 KT 대표 또한 "AICT(AI+정보통신기술) 컴퍼니로 변화하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데이터와 지표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통신사들을 AI 사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028년까지 AI 투자 비중을 기존 대비 3배 확대하고 AI 사업 비중 또한 36%로 늘려 AI 관련 연간 매출 25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KT는 글로벌 AI 선두주자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앞으로 5년간 2조4000억원을 AI와 클라우드 분야에 투자한다. 특히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을 AI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프라 구축에 쓴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1분기 AI와 클라우드 전문 인력으로 구성한 AX(AI 전환) 전문 기업을 설립해 국내 시장에 특화한 AI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2029년까지 누적 매출 4조6000억원을 찍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LG유플러스 또한 AI 통화 에이전트인 '익시오(ixi-O)'를 발판으로 AI 사업 비중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연간 최대 5000억원씩 2028년까지 누적 3조원을 AI 사업에 투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빠른 판단과 대처가 중요해졌다"며 "수익성이 저조했던 사업들은 조기에 접고 재원을 확보해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