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 C&C가 경기 성남시 판교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만든다. 현재 SK텔레콤은 울산 지역에도 대규모 AIDC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급증하는 AI·클라우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과감하고 선제적 인프라 투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 C&C 등 SK그룹의 ICT 계열사가 수도권 AIDC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 신규 AIDC를 구축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우선은 SK브로드밴드가 SK C&C로부터 인수해 보유하게 되는 30메가와트(MW)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AIDC로 대폭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SK ICT 계열사 관계자는 "판교에 있는 DC에 AI 등을 추가해 AIDC로 만드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SK㈜ 이사회는 최근 SK C&C가 보유한 판교 DC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고,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양사의 AIDC 관련 시너지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한 SK브로드밴드는 이번 인수로 가산, 서초, 일산 등 총 9개 DC를 확보하면서 관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6월부터 'SK AX'로 사명을 바꾸는 SK C&C는 이같은 AIDC 구축 지원을 맡을 전망이다. AI 서비스에 특화된 자원 운영 자동화, 실시간 상태 진단, 에너지 효율 최적화 기술 등을 적용해 인프라 운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번 SK그룹 ICT 계열사들의 AIDC 구축은 동시다발적이란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울산광역시 지역에 AIDC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지역 거점에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통해 하이퍼스케일급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추가로 수도권 내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포함해 오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데이터센터 가동 용량을 늘려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DC 비즈니스 또한 AIDC로 진화하고, 또한 새로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구독형 GPUaaS(GPU 클라우드 서비스), 저용량 수요용 모듈러 AIDC, 맞춤형 턴키 방식의 AIDC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컨콜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는 AI 데이터센터를 적기에 공급해 나가면서 당사 AI 사업의 기반이 되는 AI 인프라 영역을 견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