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웨이는 전국 기차역에서 볼 수 있는 유일무이의 편의점이다. 코레일유통에 따르면 현재 역사 안에서 CU·GS25·세븐일레븐 등 민간 기업의 편의점은 단 한 곳도 없다.
일반적으로 소매점의 제품 판매가격은 납품가격의 영향을 받는다.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납품가격이 내려가면 판매가격도 싸지고 반대의 경우는 비싸진다. 코레일유통이 가격을 결정하는 스토리웨이는 어떨까.
◇ 납품가 내렸는데 판매가는 그대로…이익은↑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코레일유통은 해태제과, 농심, 롯데제과 등 주요 제조사들로부터 납품받는 제품 중 25개 품목의 계약을 갱신했다. 계약 갱신은 납품가격이 조정됐다는 의미다.
25개 품목 중 20개 납품가격이 지난해보다 내렸고 5개는 올랐다. 하지만 납품가격이 내린 제품 중에서 코레일유통이 판매가격을 내린 제품은 하나도 없다.
예컨대 해태제과식품이 스토리웨이에 납품한 맛동산은 지난해보다 납품가격이 1756원에서 1636원으로 120원 내렸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변함없이 3000원에 판다. 롯데제과의 빈츠도 납품가격이 기존 1404원에서 1309원으로 95원 내렸지만 판매가격은 2400원으로 동일하다.
이처럼 20개 품목의 납품가격이 떨어졌지만 판매가격은 모두 지난해와 같았다. 코레일유통으로선 납품격 하락과 판매가격 유지로 인해 이익을 더 많이 취할 수 있는 셈이다.
◇ 기름값과 같다지만...납품가 오르면 곧바로 판매가 올려
납품가 하락에도 판매가를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해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120원이 내렸다고 해서 매번 그만큼의 가격을 변동할 수는 없다"며 "편의점 제품 유통 역시 기름값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곧 바로 국내 기름 값이 내려가지 않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비싼 가격에 사온 기름을 다 처분해야 싼 가격에 사온 기름을 팔 수 있기 때문에 재고가 남아있는 이상 판매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납품가격이 상승한 사례와 비교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올해 1월 1일 기준 스토리웨이제품 중 납품가격이 오른 것은 총 5개다. 코레일유통은 이중 4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즉시 올렸다.
농심에서 납품 받은 츄파춥스는 지난해 납품가격이 100원이었지만 올해는 120원으로 20원 인상됐다. 이에 따라 코레일유통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도 지난해 200원에서 올해 250원으로 곧장 올렸다. 베지밀국산검은콩병(190ml)의 납품가격도 지난해 650원에서 30원 오르자 판매가격을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했다.
유일하게 3500원짜리 칫솔세트만 가격을 유지했는데 이 제품은 납품가가 오른 5개 제품 중 가격 상승 폭이 0.5원으로 가장 적었다.
납품가격이 떨어져도 판매가격은 꿈쩍하지 않고 오를 때만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현상은 비단 올해만 나타난 게 아니다. 작년에도 비슷했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스토리웨이 제품 중 납품가격이 변동된 것은 총 36개이다. 이 중 12개 제품의 납품가격이 하락했지만 4개 제품을 제외하고는 종전 판매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24개 제품은 납품가격이 최소 41원에서 최대 208원까지 인상됐는데 코레일유통은 모든 제품의 판매가격을 일제히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