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0조 규모로 운용되는 국민주택기금에 대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맞고 있는 때에 공공임대주택을 차질없이 공급하고 쇠락하는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등 주거복지를 확보하려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출자, 메자닌금융 제공 등 종전에 비해 공격적인 방향으로 운용 방식과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장관은 18일 국토부 주최 제1회 국제주택금융포럼(서울 신라호텔)에서 "서민 중산층의 주거안정과 도시재생을 위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며 "개발이익과 민간자금을 활용한 과거의 방식이 어려워진 만큼 재정과 주택기금 등 공공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재원 제약으로 재정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주택기금과 선진 주택금융기법을 활용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 임대주택 공급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주택금융포럼에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 국토부) |
특히 "리츠 등 민간 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주택기금 등 공적 재원이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과 LH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하면 주택기금이 리츠에 선도적으로 출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시장 침체로 민간 자금에 의한 재개발 재건축이 위축되면서 상당수 지역에서 도시환경 쇠퇴가 진행되고 있다"며 "도시재생과 재정부담 경감을 위해 메자닌 금융을 제공함으로써 민자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자닌 금융은 출자와 융자의 중간 형태인 성과공유형 대출 방식을 말한다.
아울러 서민 주거안정 정책이 단순 저리 융자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공적 보증보험을 통해 자금이 주거복지와 도시재생으로, 취약계층과 쇠퇴지역으로 흘러들어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택기금은 1981년 설립 이래 한 세대가 흘렀고 자산규모도 10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주택금융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역할 분담체계와 운용 체계 전반를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외부 연구용역 및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간 협의 등의 절차에 맞춰 주택기금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당시 건설교통부는 국토연구원, 삼일회계법인 등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주택기금 수탁은행 수 확대 및 경쟁체제 도입 등의 개편을 진행했다.
이날 포럼에서 '한국 서민 주택금융 체계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개편해 주거복지와 도시 재생 역할을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며 "서민주택금융 전담기관 설립을 설립해 기금 운용 안정성과 효율성,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남 BCG 한국사무소 대표는 "기존 주거정책 주요 재원인 LH와 민간 개발이익 활용이 곤란하고 재정여력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주택기금과 재정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며 "정책 모기지는 국민편의, 재정부담 경감 차원에서 통합해야 하고 기금 조성 및 운용 금리는 국고채 기준으로 결정방식을 변경해 경쟁력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