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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역 더 넣고 노선 늘리고…GTX 제대로 달릴까

  • 2022.02.25(금) 06:30

국토부, C노선 4개 역 추가…B·D노선도 3개씩
이재명·윤석열은 E·F 신설…새 정부서 차질 불가피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에 왕십리와 인덕원, 의왕, 상록수 등 4개 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B, D 노선도 3개 역을 추가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기존 GTX 노선을 연장하는 동시에 E, F 등 신설 노선을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가 들어서면 GTX 추진 계획의 조정 등으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GTX가 수도권 교통 문제를 해결해 서울 인구 과밀화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최근 대선을 앞두고 정차역 등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데에는 우려를 표한다. 정부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추가역 계획을 내놓은 것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선 앞두고 상록수 등 '추가역' 발표 왜?

국토교통부는 'GTX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24일 발표했다.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GTX A~C노선과 서부권 광역급행철도(D노선)의 사업 진척 현황과 개통 계획 등을 담은 내용이다. A노선을 기존 계획대로 2024년에 개통하는 등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GTX-A, 2024년 개통…C노선에 '의왕·상록수' 등 추가(2월 24일)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C노선에 왕십리와 인덕원, 의왕, 상록수 등 4개 역을 추가하는 방안이다. 애초 이 노선은 10개 역으로 기획했지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후 사업자 측과 지자체의 추가 협의를 거쳐 의왕역과 상록수역이 추가됐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그간 추가 역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자체의 강한 요청 등으로 4개 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 향후 B, D 노선 역시 추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GTX 추가역 신설 방안은 해당 지역들의 집값을 들썩이게 할 뿐만 아니라 사업 추진을 지체하게 하고 개통된 뒤에도 열차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더욱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선후보들의 GTX 공약과 관련, "주택 가격이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해 이런 발표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역은) 여러 차례 얘기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다 알려진 내용"이라며 "정부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사업자가 지자체 협의를 거쳐 제안하는 것이어서 정치적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속도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수없이 역을 추가해서 멈추는 게 아니라 수익성과 국민 편의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노선 확대에 사업 지체될라…"무리하게 넣지 말아야"

전문가들은 GTX가 수도권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인구 과밀화도 완화할 수 있다는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무분별하게 정차역과 노선을 늘리고 있는 데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수요와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GTX 확대를 공약한 만큼 현재 추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토부도 이와 관련해 "(동두천과 평택으로 노선을 연장하는 문제는) 사업성과 예산 부담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바로 시행하기 어렵고, 일단 사업을 진행하고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추가 연장을 하려면 사업 규모가 달라져 예비타당성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초기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새로운 (정차역) 분들은 좋겠지만, 기존 분들은 불만이 있을 수도 있어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거나 비용 부담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새로 추가한 의왕이나 안산 상록수 등은 3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수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GTX는 고속으로 운행돼야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만큼 추가역을 무리하게 넣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과 교수) 역시 "GTX는 수도권 교통망 확충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정치적으로 모든 지자체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노선 완공이 지연되거나 추가 비용이 들고 수익성도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나중에 국민들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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