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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권서 집값 잡는다지만…벌써 들썩이는 부동산

  • 2022.03.09(수) 06:30

이재명·윤석열 "주택공급·GTX 확대"
개발이슈에 들썩…"단기 상승 불가피"

주요 대선 후보들은 9일 선거 직전까지 연일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선거 막바지 서울과 수도권 유세에 집중하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대 등 개발 관련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대규모 공급 확대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택 공급 확대 공약과 맞물려 지역 개발 이슈가 부각하면서 벌써 일부 지역의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단기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높아진 기대감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데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임기 내 307만 가구, 윤 후보는 250만 가구가 목표다. 이 후보가 주로 공공 주도로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면, 윤 후보는 민간 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기조다.

이재명 후보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명백한 정책 실패"라며 연일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 확대를 주요 해결책으로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일 JTBC 방송 연설에서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만큼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정부가 이미 발표한 206만호 공급 계획에서 이재명 정부는 105만호를 추가로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 역시 유세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꼬집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경기 하남시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이 부동산 정책을 28번이나 바꿨는데, 28번이나 실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시장에 공급이 제대로 안 되게 민간이 주택을 짓기 어렵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한 셈이다.

두 후보는 특히 도심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 이 후보의 경우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과 노후 신도시 특별법 제정으로 재건축·리모델링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석열 후보 역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와 30년 이상 공동주택 정밀안전진단 면제 등을 공약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또 두 후보 모두 재건축 단지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서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의 층고제한 폐지 등과 맞물려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줄을 이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더불어 최근 서울시가 재건축 규제 완화에 속도를 붙이면서 재건축 단지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 등이 있는 송파구의 경우 전체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주보다 0.05% 오르는 등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GTX 확대 한 목소리…평택·안산 등 수혜지 '들썩'

두 후보는 수도권의 핵심 공약으로 GTX 노선 확대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A~C 노선을 연장하고 D~F 노선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 역시 기존 GTX 노선 연장과 3개 노선을 신설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서울 생활권을 수도권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국토교통부가 최근 GTX-C 노선에 왕십리와 인덕원, 의왕, 상록수 등 4개 역을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안산 상록수의 경우 두 후보 모두 GTX를 안산까지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대선 후보들의 계획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됐다.

두 후보들이 정차역으로 언급한 평택과 파주, 안성 등의 집값이 들썩이기도 했다. 정부의 발표 이후에는 상록수역 인근 집값이 크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안산시 상록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6% 올랐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확대와 GTX를 통한 서울 생활권 확장 등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거라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집값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이를 감안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 가격은 오르면 안 된다는 전제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물가가 오르는 데다 한국은 경제 성장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주택의 공급과 정비사업 등이 단기적으로는 상승으로 이어지더라도, '꾸준한 공급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역시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이 이뤄지면 중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서 "다만 단기적으로는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삿바늘이 들어갈 때는 아프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며 "단기 가격 상승은 감안해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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