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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후 쏟아지는 'GTX 청구서'…집값만 '출렁'

  • 2022.04.28(목) 06:31

원희룡, GTX 확충 의지…선거 앞두고 곳곳서 목소리
GTX 호재 인덕원·안양 등 때마다 집값 오르락내리락

"(GTX 건설에) 예산이 설사 몇십조가 들어가도 비싼 게 아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더욱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습니다.

원 후보자는 지난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들과 GTX 건설 현장을 방문했는데요. 그는 이 자리에서 GTX의 기존 노선(A~D)을 연장하고 E, F 등 신규 노선을 신설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이행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원희룡 GTX 노선 확충 의지…"몇십 조 비싸지 않아"

원 후보자는 GTX를 수도권의 뼈대·골격으로 만들기 위해 필수 라인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요. 특히 부동산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걷혔으니, 이를 돌려준다는 차원에서 보면 예산이 설사 몇십 조가 들어가도 비싸지 않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새 정부의 공약대로 국토부 역시 노선 확충을 추진하려는 모습입니다. 노선 확충을 위해 연구를 시작하겠다는 건데요.

강희업 국토부 철도국장은 이날 "노선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이행할지 올해 상반기 중에 확충기획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어느 노선이 가장 효율적인지, 국민들이 어느 노선이 가장 편리할지, 종합적으로 해서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보고했습니다.

GTX 확대는 지난 대선 여야 후보가 한 목소리를 냈던 공약입니다. 윤 당선인은 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기존 노선 연장과 E, F 노선 신설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런 만큼 정치권에서는 GTX 확대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우려를 쏟아냈었는데요. 선거 운동 과정에서 각 지자체의 표를 얻기 위해 과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캠프 제공.

특히 원 후보자의 언급처럼 GTX 확대에는 수십조원의 돈이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자칫 세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정작 역을 만들었지만 이용객이 적을 경우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경제적 타당성 검토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선거 앞두고 GTX 공약 이행 목소리…경제성은?

공교롭게도 다시 선거철을 맞게 되면서 GTX 공약이 곳곳에서 다시 무분별하게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대선 때 했던 윤 당선인의 공약을 꼭 이행하도록 하겠다는 목소리인데요.

경지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GTX를 통해 경기도민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인천에서는 유정복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윤 당선인을 만나 인천 지역 GTX 노선 신설 등 대선 공약을 잘 이행해달라고 건의했고요.

수도권뿐만 아닙니다. 강원도지사에 출마한 이광재 의원은 GTX를 강원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또 인수위 홈페이지에는 GTX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게시물이 하루에도 많게는 수백 건 이상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GTX 공약 이행 '청구서'가 벌써부터 곳곳에서 날아오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어느 지역에 역을 짓는 게 적절한지 연구조차 진행되지 않았는데 기대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런 와중에 지난해 GTX 호재로 집값이 뛰었던 경기도 의왕이나 안산, 안양 등의 집값은 최근 다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기록한 신고가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매물이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GTX 관련 지역들의 집값은 앞으로도 지속해 오르락내리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역이 신설된다는 계획이 나오면 집값이 급등했다가, 이후 실제 착공에 들어갈 때까지 잠잠해지는 식인데요. 결국 실수요자들은 혼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강남 재건축 단지 집값이 들썩이고 있죠. GTX 확대 역시 향후 수도권 집값 상승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집값 안정화'였던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TX 개발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개발 계획이 발표되거나 착공, 완공에 따라서 크게 오르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GTX와 같은 대형 사업은 사전에 적절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며 "만들어 놓고 이용자가 적어서 유지비만 들어가는 애물단지가 되도록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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