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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주택이 뜬다]③'컨테이너' 인식 극복해야

  • 2022.08.05(금) 06:30

낮은 층수·층간소음 등에 '컨테이너' 인식 여전
국내 첫 대규모 모듈러 '신내컴팩트시티' 주목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성공 사례 만들어야"

"컨테이너 교실이 웬말이냐!"

최근 수도권 일부 초등학교에 설치하려던 '모듈러 교실'이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모듈러 건축물이 소음, 진동 등에 취약해 아이들이 생활하기엔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모듈러 주택에 대한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구조물이 약하고 내진, 내화, 단열, 층간소음 등이 취약할 거란 생각에 여전히 모듈러 주택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편견'을 해소하려면 고품질의 모듈러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선 인센티브 제공,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활성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에 고층 모듈러 주택 없는 이유

모듈러 건축물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높다. 모듈러 공법이 '이동식', '조립식'인 만큼 빠르고 간편하게 제작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구조적 성능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매섭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나온 '모듈러 교실'은 화재, 진동 등의 위험이 있다며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고, 2016년엔 강남구 수성동에 모듈러 행복주택 건립을 두고 주민들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결국 충남 천안으로 옮겨 건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듈러 건축물은 오히려 구조물이 가벼워 기초에 하중 영향이 적고 철골 프레임 방식으로 지진에 뛰어난 강도와 연성을 갖고 있다.

외단열을 적용해서 단열성이 높고 주로 건식 자재를 이용해 품질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에 영국,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 선진국에선 이미 모듈러 공법이 자주 활용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아직까지 모듈러 주택 준공 실적이 적은 데다 주로 임대주택 위주로 공급돼 여전히 '컨테이너 주택'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아직까지 고층이나 대단지 규모의 모듈러 주택이 없어 아파트 중심의 공동주택 시장에선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선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생활관 '기가타운' 12층짜리가 최고층으로, '13층'이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 

건축법에 따르면 건물에 불이 나더라도 △4층·20m 이하 건물은 1시간 △12층·50m 이하는 2시간 △12층·50m 초과는 3시간 동안 주요 구조부가 열을 견뎌야 한다. 

기존 철근 콘크리트 건물과 달리 철골 구조 기반의 모듈러 건축물은 보·기둥에 내화제를 덧칠하거나 방화석고 보드를 덧붙이는 식으로 내화를 높여야 한다. 이에 12층 초과부터는 비용이 늘어나고 실내 면적이 줄어든다는 한계가 있다. 

"인센티브·규제완화로 성공사례 만들어야"

업계에선 모듈러 건축물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선 '잘 된 시범 케이스'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에서 모듈러 건축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될만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에 국내 첫 대규모 모듈러 주택이 조성될 서울 중랑구 신내동 '신내컴팩트시티'에 관심이 높다. 

SH공사는 지난 2019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신내동 일대  7만5339㎡ 부지를 '신내4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도로 위에 공동주택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내IC부터 중랑IC 구간 500m 도로를 덮어 2만5000㎡ 규모의 인공대지를 조성하고 인근 3만3000㎡ 규모 창고부지와 1만7000㎡ 완충 녹지까지 합쳤다. 

당초 계획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총 99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하고 이중 500가구 정도를 모듈러 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었다.

올해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1인 가구 공급 면적 확대 방침에 따라 재설계에 착수하면서 내년으로 착공이 밀린 상태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가구수가 줄면서 모듈러 주택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SH공사 관계자는 "타입을 키워서 기존 계획보다 가구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토지 보상은 수용제결까지 끝난 상태로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고 내년 상반기쯤 시공사 발주에 들어가 빠르면 내년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대규모 모듈러 주택 사업이나 13층 높이의 국내 최초 중고층 모듈러 주택 실증 사업('용인영덕 A2블록 경기행복주택') 등 시범 사업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인식이 변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 제공, 규제 완화 등을 병행해 모듈러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조봉호 아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설 현장에서 나타나는 안전, 환경 오염, 인력난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야 한다"며 "선진국에선 코로나 이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하는 시스템들이 이미 많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선 시장 초기 상황이라 부정적 인식이 강한데 '잘 된 시범 케이스'를 만들어서 인식을 조금씩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제성을 높이려면 시장의 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여러 가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모듈러 건축물은 모듈 단위로 쌓다 보니까 일반 공법보다는 높이 면에서 약간 불리한데 층수 완화 등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고 운반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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