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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주택이 뜬다]①집도 레고처럼 조립한다

  • 2022.08.02(화) 11:49

공사기간·비용·오염 절감 등 강점 주목
행복주택 등에 모듈러 공법 도입 속속
'새 먹거리' 등장…건설사 앞다퉈 추진

'건축계 유망주' 모듈러 주택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주택은 기후 등 환경에 제약을 덜 받는 데다 환경오염을 줄이고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주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컨테이너' 이미지가 강한 데다 대규모 건설이 어려워 아직 걸음마 단계다. 모듈러 주택의 오늘과 내일을 들여다봤다.[편집자]

모듈러 주택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한때 기숙사, 학교 등 비주택 위주였던 시장이 공공주택으로 빠르게 팔을 뻗치는 추세다.

최근 들어 기후 변화, 인력난 등이 심화한 가운데 주택공급난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탈현장화' 공법인 모듈러 주택의 강점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가 나서 모듈러 주택 활성화에 힘을 싣고, 대형 건설사들은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앞다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직구로 집 사고 레고처럼 조립하고

모듈러 주택(공업화 주택)은 주요 골조를 포함한 전기·수도 설비, 기본 마감재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 후 레고 블록을 끼워 맞추듯 조립하는 공법으로 '조립식 주택', '이동식 주택'이라고도 불린다. 

이 주택은 '탈현장화'(OSC·Off-Site Construction) 건축 방식이라는 점에서 강점으로 부각된다. 

기존 철근·콘크리트 방식의 현장 공사는 날씨 등 기후 환경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모듈러 주택은 별도의 공장에서 건축물의 70~80%를 생산해서 현장으로 이동해 조립하는 방식이라 외부 요인에 따른 변수가 적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을 20~50% 단축할 수 있고 그만큼 공사비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실내 작업에 따른 균일품질 확보, 안전개선, 자재 절감 등도 가능하다. 

아울러 자동화 기술인 3D 건축 정보 모델(BIM) 등을 적용하면 사전에 위험 요소를 살피고 오시공을 막을 수 있어 정밀도도 높일 수 있다.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 모듈러 주택은 현장 건설 기간이 짧아 소음, 분진, 건설 폐기물 등이 적은 '친환경적 공법'으로 평가 받는다. 건축자재의 재활용률도 82.3%(대한건설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달한다. 

이같은 강점에 모듈러 주택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3월 건설동향브리핑에서 "모듈러 주택의 사업비 절감, 공사기간 단축 효과, 자재 사용량 감소, 공장 생산을 통한 품질 관리, 현장 혼잡도 저감, 안전선 향상 등이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며 "세계 모듈러 건설시장은 연간 4.7~7.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국내 시장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집값, 공사비 등 주택 관련 비용이 급등하면서 '대체 수요'가 생기기도 했다. 

모듈러주택이 일반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모듈러 주택을 '직구'해서 한국으로 들인 뒤 일주일 정도 조립하면 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로 농막이나 세컨하우스로 활용하는 식이다. 

국내 최초 중상층인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 조감도./현대엔지니어링

정부도 건설사도…'대세는 모듈러'

정부에서도 모듈러주택 공급에 힘을 싣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20일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모듈러 건설을 확대하기로 했다.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23년 공공주택 발주물량을 1000가구로 확대하고 용적률, 높이 제한 등 완화 혜택을 부여해 향후 20층 이상으로 지을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국내 첫 13층 이상 중고층 모듈러주택 실증 사업인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도 지난 1월 착공해 공사 중이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시공한다. 전용면적 17㎡ 102가구, 전용 37㎡ 4가구 등 총 106가구로 조성된다.

세종시에도 이달 모듈러 공법으로 짓는 7층짜리 대단지(416가구) 주택을 착공한다. LH가 발주하고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세종 행복주택으로, LH가 모듈러 공법으로 조성하는 첫 7층 규모 주택이다. 

모듈러 주택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자 건설업계도 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글로벌 모듈러 업체 폴란드의 '단우드'와 영국의 '엘리먼츠 유럽'을 인수해 자회사로 품었다. 국내 목조 모듈러 주택 사업을 위한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일대 목조주택 조성에도 나선다. 

DL이앤씨는 지난해 LH가 발주한 전남 구례, 부여 동남에 총 176가구의 모듈러주택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 엔지니어링 기업인 RSI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모듈러주택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서는 경기 일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모듈러 공법이 적용된 '스마트건설지원센터 2센터'를 완공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모듈러 시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도 3기 신도시나 주택공급 대책(250만 가구+a) 등에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주택을 조속히 공급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고, 국내 건설산업 생산 혁신 차원에서도 스마트건설의 일환으로 모듈러 주택 적용을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공공주택까지 확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빨리 이뤄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건설산업이 여전히 인력 중심이라 현장 의존도 높고, 신기술이 정착하려면 공공발주제도나 정책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모듈러 공법이 건물 및 시설물을 생산하는 방법 중 하나로 정착돼 있어 국민들의 인식도 긍정적"이라며 "국내에서도 공공이 시장을 만들어주고, 대형 건설사들이 기술 투자해서 먼저 시도해서 모듈러 주택을 많이 짓고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검증된다면 범용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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