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토교통부 예산이 올해(계획분)보다 4.5% 줄어든 58조2000억원으로 편성됐다. 회계상으로는 기금에서 1조8000억원(4.9%), 분야별로는 사회간접자본(SOC)이 1조2000억원(5.8%) 각각 줄었다.
다만 자금 집행 시기를 효율화해 공공주택은 '역대 최대' 규모(25만2000가구) 공급을 계획했다. SOC는 사업 착공·완공 등의 변동성에 따라 규모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내년 공공주택 '역대 최대' 공급한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예산안을 58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2024년 본예산(60조9000억원) 대비 4.5%(2조7000억원) 감소한 규모다. 정부 전체 총지출(677조4000억원)에서의 비중은 8.6% 수준으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줄었다.
회계상 예산은 22조8000억원, 기금은 35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9000억원(3.8%), 1조8000억원(4.9%) 감축한 규모다. 분야별로는 SOC 19조6000억원, 사회복지 3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조8000억원(4.8%), 1조2000억원(5.8%) 줄였다.
문성요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지출 규모는 조금 감소했는데 재정 집행 효율화를 통해 전체적인 공공주택 규모 등을 늘리고 SOC 부분도 실제 수요가 거의 다 반영이 됐다고 보면 된다"며 "주어진 예산에 맞게 집행이 된다면 경제활성화 등 여러 가지 서민 주거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내년 △주거 안정 △교통 혁신 △균형 발전 △국민 안전 △미래 성장 5대 분야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 특히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을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택은 올해 20만5000가구에서 내년 25만2000가구로 23% 늘린다. 공공분양 10만가구, 공공임대 15만2000가구다. 이를 위해 연차별 실소요에 따라 자금 집행시기를 재조정해 집행 구조를 효율화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주택 건설 승인 시 자금을 20% 집행하게 돼 있는데 이를 10%로 줄이고 착공 이후 지급 비율을 올리기로 했다. 문 실장은 "민간 주택 공급이 위축되면서 공공이 선도적 역할을 하기로 했다"며 "보다 빠르게 착공하기 위해 착공 이후에 주는 돈을 더 많이 편성하는 게 유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승인 시점에서 드는 비용은 설계비와 토지 보상비 일부 정도라 자금 10% 정도면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반면 장기 미착공 물량은 쌓여가고 있기 때문에 착공 이후 자금 집행을 집중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금까지 주택 건설 시 자금 집행은 착공 전 승인할 때 20%, 승인 다음 해 25%, 나머지는 착공 이후에 집행했다. 그러나 착공 시점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착공 이후 자금 90%를 집행하기로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도 올해 5000가구에서 내년 7500가구로 1.5배 늘린다. 시세 30% 수준의 임대료로 최대 20년 공급하는 내용이다. 든든전세 3만가구, 신유형 장기민간임대주택 10년간 10만가구 공급도 계획했다.
노후계획도시정비 관련 사업비 융자 지원도 새로 포함했다. 정비조합 초기 사업비 융자지원 사업 20곳, 400억원을 신설했다.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를 위해 뉴빌리지사업에 30곳, 930억원을 새롭게 편성했다.
SOC 예산, 2020년 이후 가장 줄어
SOC 예산 감소 배경은 기존 사업 완공 또는 신규 사업 착공 등의 변동성이 작용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5년 단위 계획에 따라 추진돼 온 기존 사업 완공으로 관련 예산이 1조194억원에서 7971억원으로 줄고, 신규 사업 착공 규모는 1조2770억원에서 2084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로써 내년도 SOC 예산 19조6000억원은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가 됐다. SOC 예산은 △2020년 18조7000억원 △2021년 21조5000억원 △2022년 22조원 △2023년 19조7000억원 △2024년 20조8000억원 등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4년에는 강릉-제진, 춘천-속초 고속도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 등 착공이 있었다"며 "아울러 2021~2023년 공사비 급등기에 사업계획적정성 재검토나 타당성재조사 행정 프로세스 지연 이유 등이 있어서 일부 착공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속도로망 및 국도 계획이 2021~2025년인데 내년도가 망 계획 마지막 회기라 아무래도 재정 투입이 적게 들어가는 부분이 있다"며 "철도망 계획도 2021~2030년이라 2026년 수정 계획해서 2026~2035년 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역시 내년도가 마지막 회기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GTX 노선과 부산·울산·대구·광주·대전 등 도시철도 노선 적기 개통을 위해 내년에 총 7250억원을 투입한다.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GTX-B 노선은 3630억원을 편성하고 2026년 1단계, 2030년 2단계 개통 예정인 광주 2호선에는 1399억을 배정했다.
고속도로와 고속·광역철도 등 주요 간선망도 확충한다. 내년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 고속도로에 2043억원, 2028년 개통 목표인 평택-오송 2복선화에 2500억원을 투입한다. 대중교통비 환급(20~53%)을 지원하는 K-패스 사업엔 2375억원을 편성했다.
2029년 12월 개항이 목표인 가덕도 신공항 사업비로 9640억원을 투입하고, 2030년 개통하는 남부내륙철도에 1189억원을 배정했다. 이달 말 선정할 철도지하화통합개발 선도사업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데도 20억원을 배정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2024년과 동일하게 62억원을 예산으로 반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단계로 국회에 제3자 검증 전제 조건이 걸려 있어서 우선 그게 먼저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