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유엔군사령부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주택 '더 파크사이드 서울'이 이르면 내년초 분양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공원과 마주 보고 있는 데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까지 도보 10분가량 소요돼 알짜 입지로 꼽히는 곳이다. 대형 재개발 사업지인 한남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과 이태원 상권도 접근성이 좋다.
'더 파크사이드 서울'은 용산구가 아직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만큼 분양가 규제가 없는 오피스텔부터 분양할 계획이다. 아파트는 2027년 준공 시점에 맞춰 후분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사들인 땅값만 해도 1조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3.3㎡(평)당 1억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달 중 설계변경 완료
유엔사 부지 복합 개발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아파트 420가구와 오피스텔 723실,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숙박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10개동 규모의 '더 파크사이드 서울'로 조성된다. 사업계획 고시에 따르면 사업 기간은 2027년 2월까지, 총사업비는 13조8232억원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유엔사 부지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더 파크사이드 스위트'는 내년 초 정도로 분양이 미뤄지고 있다. 오피스텔 723실은 △전용 53㎡(1.5룸) 212실 △70㎡(2룸) 237실 △84㎡(3룸) 272실 △119㎡(펜트하우스) 2실로 구성된다.
아파트 420가구는 전용 170㎡(67평)~240㎡(95평)로 구성된다. 지난해 2월 착공했으며 2027년께 후분양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16% 수준이다. 시공사 현대건설의 하이엔드(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3.3㎡(평)당 분양가가 1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 '로즈우드 서울'은 글로벌 기업인 로즈우드 호텔 그룹이 운영한다. 서울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을 비롯해 약 250개의 객실을 갖추고 7개의 레스토랑 및 부대 시설을 계획 중이다. 이 밖에도 '더 파크사이드 서울'엔 오피스와 쇼핑몰, 문화공간 등이 조성된다. 용산공원과 이태원 관광특구를 연결하는 330m 길이의 공공보행통로도 들어선다.
현재는 오피스텔 발코니 확장 등 설계변경을 추진 중이다. 사업을 수탁한 시행주체인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6월 용산구청에 인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유엔사 부지 복합개발사업 사업계획은 2022년 최초 고시 이후 6차례 변경됐다. 분양성 확보를 위한 오피스텔 타입 및 호수 변경, 분양가 변동 예상 및 공사비 인상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한 사업비 변경이 주요 사유였다.
용산구 관계자에 따르면 "관계부서 협의가 모두 끝나고 막바지 검토 중"이라며 "이달 안에 사업계획 변경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내년 3월께 오피스텔 분양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PF는 분양 맞춰 상환…"고급주택 상징" 기대감
유엔사 부지 개발은 2003년 정부와 미군이 용산 주한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을 합의하고 용산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2006년 국방부에 반환된 유엔사 부지는 2017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레븐건설에 매각하면서 본격화됐다. 매각 가격은 1조552억원(3.3㎡당 7700여만원)이었다. ▷관련기사: '1조552억원' 용산 유엔사 땅 일레븐건설 품으로(2017년 6월27일)
공시에 따르면 일레븐건설은 종속기업인 용산일레븐을 설립해 이 사업 관련 매매계약 및 권리 의무를 승계했다. 용산일레븐은 2021년 메리츠화재 및 용산프로젝트제1차로부터 프로젝트금융(PF)을 조달해 토지 대금을 완납했다.
이후 프로젝트금융을 담보하기 위해 용산프로젝트제1차 등 12개사에 공동 1순위 1조6900억원의 우선수익권을 설정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엔 2순위 우선수익권 9761억원, 연대보증인인 일레븐건설엔 3순위 우선수익권 3075억원을 설정했다.
시장에선 이자비용이 매년 832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장기차입금 및 후순위차입금은 분양 후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순차적으로 상환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용산일레븐으로부터 이 사업을 7580억원에 수주해 2027년 2월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 6월말 기준 기성액은 842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사업이 지체되고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지만 이곳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남산 조망권 때문에 높게 못 짓는 대신 넓게 짓는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며 "호텔 등 상업시설이 모두 갖춰지면 향후 고급 주택의 상징이 한남더힐 쪽에서 이곳까지 연결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