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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돋보기] 골프시즌 끝? 지옥의 레이스 남았다

  • 2019.11.12(화) 16:31

[골프워치]

KLPGA 투어 한 장면(사진=KLPGA)

지난해 12월 출발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9시즌이 지난 10일 끝난 ADT캡스 챔피언십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올 시즌 주인공은 역시 최혜진(20·롯데)이다. 무려 5승을 몰아치며 상금왕, 대상(MVP), 최소타수상, 다승왕까지 품었다. 신인상을 제외하면 전관왕이다. 신인이 8승을 합작한 대기록도 역사에 남았다.

하지만 시즌이 완전히 끝나진 않았다. 다수의 선수들에게는 내년 정규투어에 진입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이 남았다. 바로 ‘지옥문’이라 불리는 시드전이다. 12일부터 20일까지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

수능 시험일에 한파가 닥치듯 시드전도 맹추위와 싸워야 한다. 한반도 남쪽 끝자락인 전라남도 무안에서 열리지만 매서운 바닷바람이 송곳처럼 꽂힌다.

13대 1을 뚫어라!

시드전에서 정규투어 풀시드를 얻으려면 3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31위부터 50위까지는 대회 출전 인원과 기권 선수 유무에 따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도전장을 내민 선수는 예선 면제자까지 포함해 404명이다. 무려 13대 1을 뚫어내야 한다. 개개인의 능력치는 종이 한 장 차이. 정규투어와 드림투어에서 1년을 보낸 선수들이라 실력과 운이 모두 따라야 합격증을 쥘 수 있다.

시드전은 예선 2라운드와 본선 4라운드로 치러진다. 예선은 A~C조로 분산된다. 인원이 376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 중 100명 만이 살아남고 나머지는 1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

이제 겨우 1부 능선을 넘었다. 더 높은 산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본선행을 확정한 28명(정규투어 상금 순위 61위~80위, 드림투어 상금 순위 21위~25위, 인터내셔널 퀄리파잉을 통과한 외국인 선수 3명)이다.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예선 통과자들보다 한 수 위의 선수들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4라운드를 쉼 없이 달려야 한다. 매일 순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하위권에 있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꼴찌였던 선수도 ‘한 방’만 터져준다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클럽하우스 풍경도 라운드마다 달라진다.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던 선수들은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혼자만의 공간을 찾는다.

“우리가 왜 여기서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서로를 위로하던 부모들의 말수도 적어진다. 정규 투어와 달리 시드전은 중간 성적을 알 수 없다. 경기가 끝나야 성적이 공개된다. 초조함과 불안함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마지막 날은 온통 ‘울음바다’다. 상위권을 지켜낸 30여 명의 선수는 기쁨에, 기회를 놓친 선수들은 비통함에 울음을 참지 못한다. 지켜보는 이들도 감정을 절제할 수 없다. 지옥문을 통과한 대단한 선수들이 확정되면 비로소 시즌은 마무리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도전

이번 시드전에는 익숙한 선수들이 제법 많다. 정규 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한 이들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지만 자존심은 이미 버렸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KLPGA 투어 3승의 백규정이다. 올 시즌 정규 투어 성적 부진(상금 랭킹 81위)으로 시드전에 내몰렸다. 올 시즌 톱10에 오른 것도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동갑내기인 고진영, 김효주, 김민선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하지만 그립을 단단히 움켜잡았다. 2013년 11월 열린 시드전을 당당히 1위로 통과한 경험이 있어 내심 기대가 크다.

올 시즌 정규 투어에서 활약한 서연정, 김다나, 박유나, 정희원, 윤슬아, 최혜용 등 우승자클럽에 가입된 선수들도 시즌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이 중 안타까움이 진하게 남는 선수는 서연정이다. 상금순위 58위였던 서연정은 마지막 대회에서 72위로 부진해 62위(1억48만8208원)로 내려가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상금 1억원을 넘기고도 60위 내에 들지 못한 첫 선수로 기록됐다.

KLPGA투어 통산 4승을 거둔 베테랑 김보경이 정규 투어 복귀를 노린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도전이다. 통산 5승의 양수진과 통산 3승을 쌓은 윤슬아도 시드전을 치르기 위해 무안을 찾는다. 잠시 투어를 쉬었던 정혜진도 시드전에서 후배들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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