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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김용준의 골프 규칙]⑩피치 마크는 언제 수리 가능?

  • 2020.01.23(목) 08:00

그린 위 피치 마크나 모래 '수리하고 치울 수 있어'
그린 밖에서는 라이 개선에 해당 할 수 있으니 주의

뱁새 김 프로는 당분간 연습 못할 판이다. 골프 연습장 자동문이 고장 나 손가락을 제법 크게 다쳤다. 왼손 검지와 중지를 못 쓰니 타이핑 하는 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애독자를 생각하면 어디 원고량을 줄일 수 있는가? 꿋꿋하게 시시콜콜 10회를 마감했다.

 

[시시콜콜]은 김용준 골프 전문위원이 풀어가는 골프 규칙 이야기다. 김 위원은 현재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골퍼이자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경기위원 교육과정 '타스(TARS, Tournament Administrators and Refree's School)'의 최종단계인 '레벨3'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한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김 위원이 맛깔나게 풀어갈 [시시콜콜]은 매주 한 차례씩 독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편집자]

‘혹시 벌타 아닐까’.

라운드 하다가 어떤 행동이 골프 규칙에 맞는지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멋진 골퍼다. 그 답을 알든지 모르든지 마찬가지다.

어? 나는 기량이 한참 부족해서 멋진 골퍼란 말을 듣기엔 아직 멀었다고?

절대 그렇지 않다. 진지하게 골프에 접근하는 골퍼가 바로 진짜 멋진 골퍼다.

오늘도 문제가 나간다. 문제를 읽고 보기 중에서 정답을 고르기 바란다.

문. 볼이 퍼팅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프린지에 멈췄다. 온 그린은 아니지만 퍼터를 쓰고 싶다. 볼이 가야 할 길에 피치 마크(볼이 떨어져 폭 패인 자국)가 걸린다. 이 피치 마크를 수리해도 될까?

보기 1 ‘된다’

보기 2 ‘안 된다’

보기 3 ‘볼이 굴러갈 길에 있는 피치 마크만 된다’

10,9,8,7,6,5,4,3,2,1. 정답은?

보기 2 ‘안 된다’를 골랐는가?

아주 진지한 골퍼다. '코스는 있는 그대로 플레이 해야 한다'는 골프의 대원칙을 지키려는 마음을 가진 것이 틀림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정답은 아니다.

보기 3 ‘볼이 굴러갈 길에 있는 피치 마크만 된다’를 골랐다고?

그 마음만은 이해 한다. 퍼터를 잡아서 볼을 굴릴 때 피치 마크가 있으면 손해 볼 수 있으니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 아닌가? 그런데 아쉽게도 이것 역시 정답이 아니다.

정답은 보기 1번 ‘된다’이다. 퍼팅 그린에 있는 피치 마크는 언제든 수리할 수 있다. 볼이 그린에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퍼팅 그린 아닌 곳에 있는 피치 마크는?

예를 들어 ‘프린지에 생긴 피치 마크’ 말이다.

이건 그 때 그 때 다르다.

볼이 날아가거나 굴러갈 자리에 있는 피치 마크라면 고치면 안 된다.

라이 개선에 해당한다. 반칙이다.

혹시 다른 플레이어를 위해서 고쳐줬다면? 흐흐. 참 ‘오지랍’도 넓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규칙 위반이다.

어느 경우든 ‘스트로크’ 경기라면 두 벌타를 받는다. ‘매치 플레이’라며 그 홀 패다. 그 홀에서 여태까지 친 타수와 상관 없이 그 자리에서 그 홀은 지는 것이다.

볼이 날아가거나 굴러갈 자리에 있는 피치 마크가 아니라면?

쉽게 말해서 볼이 갈 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피치 마크 말이다.

이건 상관 없다. 언제 고치든. 코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한 것이니까.

그린 밖에서 볼과 홀을 잇는 선에 있는 피치 마크를 고치긴 했지만 샷을 한 결과 볼이 피치 마크가 있던 자리를 맞히지 않고 날아서 넘어갔는데도 규칙 위반이냐고?

그렇다. 이미 피치 마크를 고친 시점에 위반이다. 결과적으로 이득을 봤든지 말았든지 관계 없다.

비슷한 질문을 할 수 있다.

바로 ‘볼이 그린에 올라오지 못했는데 퍼팅 그린에 있는 흩어진 흙이나 모래를 쓸어도 되느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한다면 규칙을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는 독자다.

온 그린 했다면 그린 위에 있는 모래 따위를 치울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독자이니 말이다.

어떨까? 치울 수 있을까?

그렇다. 치울 수 있다.

‘그린 위 모래나 흩어진 흙’은 ‘그린 위 피치 마크’나 마찬가지다. 볼이 ‘온 그린 하지 않았어도’ 그린 위 모래나 흩어진 흙을 치울 수 있다.

그린 밖에 있는 모래나 흩어진 흙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치울 수 있을까?

치우면 안 된다. 규칙 위반이다. 모래나 흙은 그린 위에 있을 때만 루스 임페디먼트다. 그린 위에서는 지위가 낙엽과 같다는 얘기다.

그린 밖에서 모래나 흙은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다.

이걸 착각해서 손해 본 골퍼가 은근히 많다. 공식 대회에서 그린 밖 모래를 치워서 벌타를 받은 경우가 왕왕 있다. 모래 한 줌이 그린과 프린지에 걸쳐 흩어져 있다고 치자. 이 때 그린 위 모래를 손으로 치우다가 순간적으로 손이 나가서 프린지에 있는 모래까지 치우다가 벌타를 받는 경우다.

그나저나 왜 '흩어진 흙'이라고 굳이 명기할까? 혹시 흩어진 흙이 아니라 '뭉친 흙덩이'라면 다르다는 얘긴가?

오! 이 정도 질문까지 한다면 진짜 날카로운 독자다.

그렇다. 뭉친 흙덩어리는 흩어진 흙과는 다르다.

흙덩이는 어디서나 루스 임페디먼트다. 그린 밖에서도 치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린 위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흙덩이=돌맹이’라고 봐도 된다.

흙덩이인 줄 알고 치우려는 데 부서져서 흩어졌을 땐 어떻게 하냐고?

헉! 어렵다. 나도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경우다. 앞 뒤 상황을 잘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경기위원 재량에 달린 문제가 될 확률이 높다.

아니? 그 때 그 때 다르다는 얘기냐고? 말이 되냐고?

이따금 그런 상황도 나온다. 규칙에 딱 들어맞는 조항이 없어서 경기위원이 소신껏 판단해야 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그 맛에 경기위원도 하는 것 아니겠는가?

김용준 프로 & 경기위원(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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