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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김용준의 골프 규칙]⑧눈과 얼음 그리고 서리 2

  • 2020.01.09(목) 08:00

[골프워치]
얼음도 눈과 함께 루스 임페디먼트이거나 일시적 고인 물
서리는 루스 임페디먼트 아니니 치우면 벌타

얼음도 눈과 마찬가지다. 치울 수 있다. 볼을 옮겨 놓고 칠 수도 있고. 단, 천연 얼음일 때만 그렇다. 서리는? 서리는 치우면 벌타다. 서리는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다.

[시시콜콜]은 김용준 골프 전문위원이 풀어가는 골프 규칙 이야기다. 김 위원은 현재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골퍼이자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경기위원 교육과정 '타스(TARS, Tournament Administrators and Refree's School)'의 최종단계인 '레벨3'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한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김 위원이 맛깔 나게 풀어갈 [시시콜콜]은 매주 한 차례씩 독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편집자]

눈 속으로 ‘쏙’ 들어간 볼을 도무지 찾을 수 없다면? 뜬금없이 무슨 눈 이야기냐고? 지금 지난주에 이어서 ‘겨울 골프 코스에서 만나는 눈과 얼음 그리고 서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혹시 스토리 진행이 어찌 되는 지 모르고 있다면? [시시콜콜] 7회를 보고 오기 바란다. 간단히 찾을 수 있다. 이 칼럼 오른쪽 아래를 보면 관련 기사가 있다. 그 중에서 7회 ‘눈과 얼음 그리고 서리’를 누르면 된다.

눈 속으로 사라진 볼. 잔설이 산더미처럼 쌓인 날도 라운드를 마다하지 않는 진짜 마니아들은 진짜 겪는 일이다.

따로 로컬 룰을 정하지 않은 공식 경기라면 ‘로스트 볼’이다. 한 벌타를 받고 직전에 볼 친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쳐야 한다. 아웃 오브 바운드와 똑 같다. 진짜냐고? 원칙만 따지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면 대회를 못한다. 위원회가 그날 라운드를 취소하기 마련이다.

친선이라면? 정하기 나름이다. 한 벌타만 받고 볼이 사라지 곳 근처에서 치는 방법이 있다. 눈 더미를 페널티 구역처럼 처리하자고 하는 경우다. 더 관대하게 할 수도 있다. ‘확실이’ 그 눈더미로 들어갔다면 찾았다고 가정하고 무벌타로 새 볼로 근처에서 치기로 하는 것 말이다. 나쁘지 않은 팀 규칙이다. 물론 악당이라면 OB를 내고도 눈에 들어갔다고 우길 수는 있다. 내 경험으로는 ‘우정이 두터운’ 골퍼끼리일수록 이럴 땐 ‘반드시’ 벌타를 매긴다. 흐흐.

얼음은 어떨까? 눈 말고 얼음 말이다. 얼음도 눈과 '골프 규칙상 지위'가 같다. 얼음을 치워도 되고 얼음 위에 있는 볼을 옮겨도 된다. 겨울 필드에 있는 얼음은 딱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웬만하면 볼을 옮기는 것이 낫다.

참, 천연 얼음만 그럴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인공 얼음은 그냥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이다. 인공 얼음을 치우면 된다. 인공 얼음 위에 있는 볼을 집어들 수는 없다. 다짜고짜 볼부터 집어 들면? 벌타다. 대신 인공 얼음을 치울 때는 볼이 움직여도 된다. 제자리에 다시 갖다 놓으면 된다.

필드에 인공 얼음이 있을 수 있냐고? 있다. 드물지만 얼음 장식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골프장에서 행사한다고 얼음 조각을 만들었다가 그걸 필드에 버렸다고 치자. 아니면 보온병에 있던 얼음을 바닥에 버렸는데 하필 볼이 거기에 멈춘 상황이거나.

너무 억지 아니냐고?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지느냐고? 벌어진다.

매년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골프 규칙에 관한 질문 수 십만 건을 받고 답한다. 그 중에는 ‘설마 그런 일이’ 라고 할만한 케이스가 수도 없이 많다.

내가 눈이 쌓인 경기 북부 골프장에서 라운드 한 그 시간에 퍼팅 그린에는 서리가 떡고물처럼 두껍게 덮여 있었다. 몇 시 티 오프였는지 기억하는가? 기억한다면 애독자다.

그 서리는 전반 내내 녹지 않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리. 이게 여차하면 선수를 잡는다. 서리는 눈이나 얼음과는 다르다. 서리는 루스 임페디먼트도 아니고 일시적으로 고인 물도 아니다. 치울 수 없다.

퍼팅 그린에 낀 서리를 퍼터로 긁어서 치우면 안 된다는 얘기다. 물론 공식 규칙이 그렇다. 친선이라면? 안 따져도 무방하다. 그러나 혹시라도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골퍼와 라운드 할 때를 대비해 평소에도 지키는 편이 낫다. 그리고 설령 문제삼지 않기로 한다고 하자.그래도 언제 다 치운단 말인가? 볼 굴러갈 길 따라서 전부를. 그냥 칠 수 밖에.

눈 오는 날 애매한 골프 규칙은 또 있다.

볼이 눈 쌓인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면? 그런데 연습 스윙을 하다가 눈이 와스스 떨어졌다면? 벌타가 있을까? 이것 참 어렵다. 눈만 떨어졌다면? 벌타가 없다. 왜 그러냐고? 연습 스윙하다 스윙 구역에 걸리는 나뭇잎을 떨어뜨려도 벌타러고 하던데? 맞다. 그건 벌타다. 그런데 눈만 떨어지면 그건 아니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은 루스 임페디먼트니까. 일반 구역에서 루스 임페디먼트는 벌타 없이 치울 수 있다.

다만 눈과 함께 나뭇잎도 떨어졌다면? 라이 개선이다. 다만 라이를 개선했는지 여부는 상당히 복잡하다. 공식 경기에서 경기위원도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것만은 말해주고 싶다.

눈이 쌓인 날 열리는 공식 경기는 진짜 드물다. 그렇다고 아주 없지는 않다. 지난 2019 KPGA 개막전 ‘동부 푸르미 오픈’도 대회 첫날 새벽에 눈이 많이 왔다. 그날 근무한 경기위원들은 난감했다. 나는 ‘아쉽게도’ 그날 거기에 없었지만. 그날 아침 발자국이 깊게 남을 정도로 눈이 쌓였다. 다른 경기위원이 보낸 준 사진을 보니 막막했다. 힘을 모아 열심히 치운 덕에 느지막하게라도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사이 기온도 크게 올라 눈이 거의 녹으면서 대회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른 봄이나 늦가을에는 퍼팅 그린에 서리가 약간 남았을 때 첫 조가 출발하기도 하기도 한다. 위원회가 재량으로 첫 조 출발을 최대한 늦추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다. 그럴 때면 조마조마 하다. 혹시 선수들이 착각하거나 몰라서 서리를 긁어내면서 플레이 할까 봐. 그럴 때는? 할 수 없이 벌타를 줄 수 밖에 없다.

김용준 골프전문위원(KPGA 프로 & 경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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