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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은 왜 중요한가?

  • 2014.09.16(화) 09:03

강원국의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30)
기업에서 가치관이란

나그네가 성당을 짓는 세 사람의 석공을 만나게 됐다. 처음으로 만난 석공은 몹시 화난 표정으로 돌을 다듬고 있었다. 나그네가 물었다.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그러자 석공은 “힘든 노동을 하고 있는 게 안보입니까?”

두 번째 석공은 “나는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며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석공은 “나는 지금 거룩한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세 석공은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일의 의미는 각기 다르다. 과정과 결과도 틀림없이 다를 것이다. 가치관의 차이다.


기업에서 가치관이란?

 

회장에게 ‘왜 기업을 하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에 대한 대답이다. 나아가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으십니까?’에 대한 답변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 직원 행복? 고객 만족? 다 좋은데 이렇게 거창할 필요가 있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치관의 우열은 없다. 좋은 가치관, 나쁜 가치관은 없다. 확고하냐 아니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가치관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자신에게 진실한 것이다. 영혼이 살아 있는 것이다.

회장의 가치관을 파악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돈만을 생각하는가, 돈 이외의 것에도 관심을 두는지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이 두 가지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회장이 평소 하는 말과 의사 결정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좀 어렵다. 진보인가 보수인가 하는 관점이다. 말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이 진보다. 생각을 봐야 한다. 경쟁과 연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소수 핵심인재에 대한 대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하다고 보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추종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예측하기 위해서다. 회장의 가치관을 알아야 작은 결정 하나를 할 때도 회장의 생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 

나아가 회장의 가치관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을 중심으로 구성원의 공유가치가 생기고, 그게 가져오는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한 방향을 보게 되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게 된다. 반대로, 회장의 불명확한 가치관은 직원들을 혼돈에 빠트린다. ‘직원들이 자기 진심을 몰라준다.’고 한탄하는 회장이 많다. 그럴 일이 아니다. 진심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회장은 자신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해야 한다. 몇 번이고 글로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회장의 가치관이 잘못됐다고,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참모들이 있다. 괜한 고생이다. 회장은 자라나는 청소년이 아니다.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그런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맞듯이, 회장의 가치관에 맞춰 살면서 그것을 선용하는 게 현명한 길이다.

자기는 아무 생각 없으면서 회장 가치관 탓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가치관부터 세우는 게 먼저다. 언제까지 남의 장단에 춤추며 살 것인가. 자신의 가치관이 분명하면 회장과 가치관이 다른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내가 누군지,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면 회장도 이해하게 된다. 차이를 인정하고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아량이 생긴다.

회장도 ‘도대체 직원들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려선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그 직원의 자유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최대한 일치시켜 나가는 게 회장의 역할이다. 그것 하라고 회장이 있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존 코터교수는 가치관 경영을 도입해 성공한 기업을 분석했다. 공유가치로 똘똘 뭉친 조직은 비슷한 업종, 비슷한 규모의 기업에 비해 매출은 4배, 주가는 12배, 이익은 무려 750%나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묻는다. 회장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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