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25가 지난 7월부터 판매한 장어도시락 2종. |
예상치 못한 인기였다. 20~30대가 주 고객층이던 편의점에 40대 '아재'들이 등장하면서 장어도시락이 올 여름 대박을 쳤다. 주인공은 GS25가 지난달부터 선보인 김혜자 민물장어덮밥(1만원)과 김혜자 통장어덮밥(4900원)이다. 민물장어 도시락은 시중에서 2만원대에 판매하는 민물장어를 담았으며, 통장어덮밥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바다장어를 사용했다.
올해 내놓은 민물장어덮밥은 1만원으로 다른 도시락에 비해 가격이 두배를 육박하는데다, GS25의 어플리케이션인 '나만의 냉장고'로 미리 주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GS25 입장에선 애당초 많이 판매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름철 보양식을 찾는 30~40대 중장년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할때부터 도시락의 인기가 치솟았다. 민물장어 도시락은 하루 1000여개, 통장어 도시락은 하루 1만7000여개 판매됐다는 것이 GS25 측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7월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민물장어 도시락은 '나만의 냉장고' 전체 매출을 출시전에 비해 두배 가량(94%)으로 끌어올렸다. 주문건수도 기존 1위였던 별미밥상닭가슴살 도시락을 밀어내고 도시락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예상치 못했던 인기에 공급이 달리며 장어도시락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이 회사 상품기획자들은 장어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재현 상품기획자는 "물론 가격이 싼 장어를 쓰면 도시락 공급에 지장이 없었겠지만 수준급 이상의 장어 공급량은 한정돼 있어 장어물량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이 회사 도시락 상품기획자들은 두께 5mm 가량으로 육질이 두텁고, 질기지 않으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자아낼 수 있는 '장어 모시기'에 나섰다. 담당자들은 수산물 전문가를 대동해 장어를 수급할 수 있는 가락시장, 노량진 수산시장 등의 공급업체를 이잡듯 찾아 나섰다. 장어에 궁합을 이루는 밥과 소스를 고르는 것도 임무였다.
GS25는 이렇게 공수한 민물장어를 당귀, 감초 등을 넣은 한약재 소스에 담가 절인 후 구워냈다. 정재현 상품기획자는 "여기에 간장과 가쓰오소스로 맛을 낸 우엉조림을 넣은 밥을 넣어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장어와 조화를 이루도록 한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장어도시락는 16일 말복까지만 판매되며 편의점에서 하산할 예정이다. GS25는 올해 장어의 활약으로 편의점 고객층이 40대까지 폭넓게 퍼진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여름 또다시 장어도시락으로 '아재'들을 노릴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내년에는 장어도시락 공급량을 올해보다 30~40% 가량 늘리고, 장어도 산지로부터 직접 공수해올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