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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가지말라"...노골적인 中 경제보복

  • 2017.03.03(금) 16:02

여유국, 베이징 여행사 소집해 "한국 여행 제한"
면세점·백화점·호텔·항공·여행사 긴장
"예약취소사태 아직...5~7월 주목"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본격적인 보복조치를 취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많은 유통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3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붉은 코트를 입은 중국인 관광객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중국 정부가 한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관련 경제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광여행을 총괄하는 정부기구인 국가여유국이 최근 베이징의 주요 여행업체를 소집해 '한국 여행 금지령'을 구두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를 찾는 해외관광객중 절반이 중국인인 점을 감안하면, 면세점과 호텔 등 국내 관광업계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3일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전날 여유국에서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 여행을 제한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여유국이 베이징 지역 여행사들에게만 공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곧 상하이 등 다른 지역에도 '한국관광 상품 판매 제한' 지시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1724만명) 중 중국인은 807만명(46.8%)에 이른다. 국내를 찾은 '손님' 중 절반 가까이가 사드의 직접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된 것이다. 더욱이 '큰손' 중국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전체 국내 카드 지출액 13조7000억원중 중국인들의 카드 지출액은 8조3232억원으로 60.6%를 차지했다.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쇼핑하는데 4조6832억원을 결제했다. 여행사, 항공사 등도 예약취소가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중국의 제재는 롯데그룹만을 겨냥해야 한다"고 보도할 정도다. 시설점검으로 롯데마트 등 중국 사업장도 규제했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호텔롯데도 피해가 예상된다. 작년 3분기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매출비중은 69.3%에 이른다. 호텔롯데 중국인 투숙객 비중은 35%, 롯데월드 중국인 입장객 비중도 21.1%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관광객 예약이 취소되는 사례는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동안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과 동남아 관광객 수요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개별여행객(싼커)을 유치하거나, '파워 블로거'인 왕홍(網紅)을 활용해 한국에 오면 꼭 면세점에 들를 수 있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실제로 사드가 배치되는 올 5~7월을 전후로 중국의 경제압박이 전방위로 더 거세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이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갖게 되면 혐한으로 확대될수도 있다"며 "자동차, 핸드폰 등 한국제품에 대한 호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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