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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7300명에 희망의 종을 울리다

  • 2017.05.08(월) 18:16

종근당, 올해의 중견기업 '사회공헌 부문' 수상
고촌재단, 창업주 뜻 계승 국내외 7371명 학업·연구 지원
예술을 통한 다양한 나눔 지원도 활발


 

"정말 기뻤어요. 대학 합격했을 때보다 더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코끝이 찡해요. 정말 막막했거든요. 그때 종근당이 손을 내밀어 줬어요."

 

지난해 바늘구멍이라는 취업문을 뚫고 대기업에 합격한 이 모씨는 종근당고촌학사 합격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이 씨는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서울로 대학을 진학했다.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 학교성적은 좋았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이 문제였다. 매달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용돈으로는 자취비와 각종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부모님은 늘 "미안하다"며 돈을 부쳐주시지만 오히려 죄송스러운건 이 씨였다. 친구들과의 낭만은 꿈도 못꿨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에서 농수산물시장 새벽 아르바이트까지 해봤지만 늘 쪼들리고 불안했다.

결국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휴학을 고민하던 무렵 그는 인터넷에서 한 공고를 보게 됐다. 종근당고촌학사 모집 공고였다. 학사 사용이 '무료'였다. 그는 곧바로 종근당고촌학사에 지원했다. 선발 과정은 깐깐했다. 서류와 면접을 거친 후 이 씨는 마침내 합격 통보를 받았다. "여기서 떨어지면 고향으로 간다는 절박한 심정이었어요. 결과는 좋았고 2년을 지냈죠. 그때 도움을 못받았으면 전 아마 아직 졸업도 못했을 겁니다. 평생의 은인이예요. 이젠 받은 만큼 갚을 겁니다."

◇ "배움의 열정이 있다면 도와야 한다"

종근당은 현재 총 3곳에 무료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공과금을 제외한 모든 주거비용을 종근당이 부담한다. 종근당이 이처럼 파격적인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는 것은 설립자인 고(故) 고촌(高村) 이종근 명예회장의 뜻 때문이다. 이종근 명예회장은 1919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약방 판매원으로 시작해 종근당을 일궜다. 경성직업전문학교를 졸업했지만 이 회장은 늘 '배움'에 대해 목말라 했다.

 

▲ 종근당 창업주인 고(故) 고촌(高村) 이종근 명예회장.

이 때문에 그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 피난 시절 공장근로자중 진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야간학교 진학의 길을 열어줬다. 이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중견 사원들에게는 대학원 진학을 권장해 대부분이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누구나 배워야 하고 배우려는 열의는 있지만 학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나라도 도와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실천했다.

이종근 명예회장의 이런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종근당고촌재단'이다. 종근당고촌재단은 1973년 이 명예회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종근당고촌재단은 지난 44년간 총 7371명에 397억원을 지원했다.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다. 재단은 장학금 지급, 학술연구와 해외동포 국내외 연수지원 등이 주된 사업이다. 올해에는 2013년부터 베트남과 르완다에서 진행해왔던 해외 장학사업을 인도네시아로 확대해 글로벌 인재양성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2011년부터는 지방출신 대학생들의 주거문제와 생활고 해결을 위해 무상지원 기숙사인 ‘종근당고촌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까지 총 556명의 대학생이 주거혜택을 받게 됐다. 또 생전에 결핵퇴치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이종근 명예회장의 노력을 기리기 위해 2005년 ‘고촌상(Kochon Prize)’을 제정했다. 고촌상은 현재 UN 산하 결핵퇴치 국제협력사업단(Stop TB Partnership)과 공동으로 수여하는 국제적인 상으로 매년 10만달러의 상금을 후원하며 결핵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 오페라·미술로도 사회공헌

종근당은 신약개발은 물론 나눔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오페라 지원과 미술작가 지원 등을 통해 꾸준한 메세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종근당은 2011년부터 투병중인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전국 주요병원을 직접 찾아가는 ‘오페라 희망이야기 콘서트’와 환아들을 위한 ‘키즈 오페라’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37회의 오페라 콘서트와 130회의 키즈 오페라 공연을 진행하며 오페라를 통한 문화예술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오페라 희망이야기 콘서트’는 병원의 로비나 강당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익숙한 오페라속 아리아들을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 들려주는 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다. ‘키즈 오페라’는 오페라, 영화, 뮤지컬 등 친숙한 음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연주자와 어린이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직접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투병에 지친 어린이들의 감성을 치유하는 맞춤형 공연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2년에는 한국메세나협회의 ‘기업과 예술의 만남(A&B : Arts & Business)’사업 일환으로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와 함께 제약업계 최초로 신진 미술작가를 지원하는 ‘종근당 예술지상’ 프로젝트를도시작했다.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진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2차 지원 프로그램이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최근 2년간 국공립 레지던스 프로그램 및 비영리 창작 스튜디오 지원을 받은 만 45세 미만 평면회화 작가 3인에게 3년간의 장기지원을 한다. 선정된 작가들은 매년 1000만원씩 총 30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받게 된다, 지원 마지막 해에는 창작 활동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개최하도록 지원한다.

종근당의 이 같은 노력을 높이 산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기청,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8일 종근당을 '올해의 중견기업 대상' 사회공헌부문 수상자로 선정해 격려했다. 사회적 약자들 뿐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여러 계층의 사회 구성원들에게 손을 내밀었던 노력들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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