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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갓김치 대신 배당받은 골든블루 주주들

  • 2017.05.22(월) 16:24

골든블루, 창립 13년만에 첫 배당
매각 등 우여곡절 끝 흑자내고 결손금 털어내

토종위스키 브랜드 골든블루는 작년 초 주주들에게 여수 갓감치를 보냈다. 2015년 실적이 최고점을 기록하자 주주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보낸 선물이었다. 골든블루는 갓김치와 함께 "골든블루는 이미 국내 3위를 넘어 1~2월 판매량 기준으로 국내 2위 브랜드로 도약했다"며 "임직원 모두가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편지도 썼다.

주주를 위한 깜짝 선물이었지만 주주들의 '섭섭한' 마음을 달랠 수는 없었다. 한 골든블루 주주는 "갓김치가 고맙긴 하지만 실적이 나오면 배당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골든블루가 '임페리얼'을 제치고 업계 2위까지 오른 성과를 주주와 나누지 않았다는 섭섭함이 묻어났다. 1년 뒤 골든블루는 주주에게 갓감치 대신 배당금을 보냈다.

 

 

◇ 골든블루 13년만에 첫 배당

올 3월 골든블루는 주주총회를 열고 2016년 회계연도 현금배당 안건을 승인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주당 40원으로 총 배당규모는 24억1700만원. 배당 규모가 크지 않지만 주주들에게는 무엇보다 달가운 소식이었다. 2003년 회사설립 이후 13년만에 첫 배당이었기 때문이다.

배당금중 20억원은 대주주인 박용수 회장 일가가 받았다. 현재 골든블루는 박 회장과 그의 두딸 동영·소영, 부인 김혜자씨가 보통주 69.38%와 우선주 14.06%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에서 자동차부품업체인 대경T&G를 운영했던 박 회장은 2011년 골든블루를 인수한 지 5년만에 일부 투자수익을 회수했다. 나머지 4억원은 소액주주 1913명이 나눠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위스키업계 2위에 오르고 실적도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배당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 김용민 기자]


◇ 부침 컸던 골든블루, 작년 결손금 해소

설립후 13년간 회사는 '천년약속→수석밀레니엄→골든블루'로 간판을 바꿔 달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 2003년 부산에서 개발된 상황버섯균사체 발효주 '천년약속'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주가 되면서 1년만에 매출이 5배 넘게 뛰었다. 하지만 '거품'은 쉽게 꺼졌다. 2005년 186억원이던 매출은 2008년 2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무리하게 공장 증설까지 나서면서 2009년 경영권이 수석무역에 넘어갔다.

2009년 11월 수석무역은 천년약속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수석밀레니엄으로 바꾸고 알코올 도수 36.5도 짜리 위스키 '골든블루'를 출시했다. 하지만 '윈저'(디아지오코리아), '임페리얼'(페르노리카코리아), '스카치블루'(롯데주류), '킹덤'(하이트진로) 등 40도짜리 독주가 지배하던 위스키 시장에 '순한 위스키'가 설 자리는 없었다. 자금난에 휩싸인 수석밀레니엄은 결국 2011년 경영권을 박 회장에게 넘겼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당시 골든블루가 자금난에 빠지자 선뜻 투자에 나서는 이가 없었다"며 "이때 가능성만 믿고 수백억원을 투자한 사람이 박용수 회장"이라고 설명했다.

골든블루는 이후 급성장했다. 부산을 중심으로 저도주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다. 골든블루는 2015년 '스카치블루', 2016년 '임페리얼'을 차례로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랐다. 현재 골든블루 눈앞엔 '윈저'만 남아 있다. 골든블루 매출도 2012년 222억원에서 지난해 1489억원으로 4년만에 6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누적된 결손금을 털고 이익잉여금 116억원을 쌓으면서 배당 재원을 마련했다.

골든블루가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앞으로 회사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해 부산에선 골든블루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는 "골든블루 결손금이 없어지면서 일각에선 증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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