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11년)→23.4%(2017년).
최근 6년간 토종 위스키 골든블루 점유율은 18배 커졌다. 글로벌 위스키의 '독주' 경쟁 속에서 알코올 도수 36.5도의 순한 위스키를 앞세운 결과다. 골든블루는 올해부터 '진짜 토종 위스키' 개발에 나섰다.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원액을 수입하지 않고 국내에서 재배한 쌀과 보리를 통해 위스키 원액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골든블루, 그 중심에는 김동욱(사진) 대표가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는 올해 매출 16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매출 1127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결산되지 않았지만 연말이 위스키 성수기란 점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은 높다.
2011년 박용수 회장이 골든블루를 인수할 당시 회사 매출은 146억원에 불과했다. 알코올 도수 36.5도의 골든블루는 2009년 출시됐지만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 틈바구니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회사 주인이 바뀌고 순한 위스키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매출 1489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골든블루 급성장의 가장 큰 배경은 제품력에 있다. 40도 이상 독주가 지배하고 있던 위스키 시장에 골든블루는 순한 위스키 시장을 개척했다.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협회(SWA)는 40도 이하는 위스키로 인정하지 않지만, 골든블루는 자체 공급망을 통해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을 사용했다.
묵묵하게 회사를 운영해온 김동운 대표의 리더십도 빠질 수 없다. 김 대표는 박용수 회장의 사위로 2011년 10월부터 골든블루 대표를 맡고 있다. 해외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박 회장이 운영했던 대경T&G에서도 부사장을 지내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처음 대표를 맡은 회사가 6년만에 매출이 10배 넘게 성장했지만 그는 언론 등 노출을 자제하며 내실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김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2011년 1.3%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2017년 11월말 기준으로 23.4%까지 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제품 개발과 출시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 5월에 출시된 국내 최초 화이트 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다. 위스키에 거부감이 있는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해 지난 10월 판매량은 3400상자(1상자=9L)까지 늘었다. 정체된 위스키 시장에서 화이트 위스키라는 또 다른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김 대표는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그의 계획대로 '팬덤 더 화이트'는 순항중이다.
골든블루는 코리안 위스키를 개발하며 '진짜 토종 위스키'로 거듭나고 있다. 골든블루와 윈저, 임페리얼 등 국산 브랜드 위스키는 해외에서 수입한 위스키 원액으로 병입한 제품으로 브랜드만 국산이다. 골든블루는 작년말부터 국내에서 키운 농수산물로 국내에서 증류, 숙성하는 위스키 원액 개발에 나섰다. 박 회장이 '큰 그림'을 그렸고, 박 대표가 '코리안 위스키' 실무를 맡고 있다. 박 대표는 '코리안 위스키 태스크포스팀'도 발족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코리안 위스키에 대한 로드맵을 짰고, 내년에는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국내산 쌀 등을 이용해 위스키 원액을 만드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진짜 토종 위스키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