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저도주로 불씨 살린 위스키…부활 언제쯤?

  • 2018.11.14(수) 10:25

위스키업체, 연말 성수기 앞두고 저도주 집중공략
일본서 하이볼로 성공한 산토리 국내 진출 '주목'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위스키 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공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는 하이볼 등으로 반등에 성공한 일본처럼 위스키의 대중화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최근 일본 위스키 제조사인 산토리가 국내에 직접 진출했다는 사실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위스키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 연산 vs 무연산 vs 퓨어몰트…저도주 경쟁 가열

최근 국내 저도주 위스키 시장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위스키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는 저도주 시장을 잡아야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각 업체는 저마다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우선 국내 저도주 시장의 절반가량 점유하고 있는 골든블루는 선점 효과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2009년 국내에 저도주 위스키를 처음 내놓은 업체다. 이후 지난 2012년 출시한 무연산 위스키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대히트를 치는 등 이 시장을 계속 주도하고 있다.

최근엔 후발 주자들의 반격이 거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저도주 위스키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특히 '하우 올드 아 유(HOW OLD ARE YOU)'라는 브랜드 켐페인을 통해 저도주라도 '연산'을 따져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연산을 표기하지 않은 '무연산'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한 골든블루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이경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IFC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디아지오코리아 제공)


업계 3위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경우 자사의 저도주 제품이 블렌디드 위스키가 아닌 퓨어몰트라는 점을 강조한다. 퓨어 몰트 위스키의 경우 통상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가격이 비싼데,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제품의 가격을 타사의 '무연산 블렌디드 제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내놨다고 설명하고 있다. 무연산 블렌디드 제품을 내세우는 골든블루는 물론 연산 블렌디드 위스키로 승부하는 디아지오코리아와도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저도주 위스키 제품인 그린자켓을 판매하고 있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또 다른 차별성을 강조한다. 우선 지난 2016년 4월 출시한 그린자켓은 당시 무연산 위주였던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나온 연산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또 100% 위스키 원액을 써 일부 경쟁사 제품과는 다르게 '기타주류'가 아닌 '위스키'로 분류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저도주 위스키는 전체 시장의 부진에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지난 2014년 179만 상자(9L 기준)에서 지난해 159만 상자로 계속 줄고 있다. 반면 저도주 위스키의 경우 2014년 21만 상자에서 지난해 72만 상자로 크게 늘었다.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4년에는 12%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50% 가까이 올라왔다.

◇ 저도주로 '대중화' 기대…日 산토리도 진출

국내 위스키 업체들이 저도주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저도주를 통해 위스키의 대중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유흥업소 매출이 줄면서 부진에 빠져든 국내 위스키 시장의 탈출구는 가정이나 바의 매출 확대인데 저도주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저도주의 경우 최근 국내 시장의 트렌드로 여겨지는 '혼술' 문화에도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한 위스키 업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목 넘김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도주 위스키가 경쟁력이 있다"며 "앞으로도 당분간 저도주 위스키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에서 위스키 업체들은 일본 사례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위스키 시장 역시 1990년대 장기 불황과 함께 20년 가까이 침체기를 겪다가 '하이볼'이라는 칵테일이 인기를 끌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이볼이란 위스키에 탄산수나 음료 등을 섞어 도수는 낮추고 청량감을 높인 칵테일의 일종이다.

일본의 하이볼 붐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인 산토리가 최근 국내에 진출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산토리는 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해 국내 위스키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업계에선 최근 국내 저도주 시장의 확대 추세를 볼 때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산토리가 당장 국내 위스키 시장에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국내 저도주 시장의 확대 추세를 긍정적으로 판단해 들어온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반 술집 등에 하이볼을 공급하는 등 장기적인 플랜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