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의 여파로 지난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방한이 87%나 급감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한국 단체관광을 단 한 건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가 외교적 노력에 나선 이후에도 단체관광객 방한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유커가 돌아온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지만 실제 현실은 달랐다는 얘기다.
◇ 지난해 4~11월 유커 방한 전무
18일 비즈니스워치가 법무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단체관광 비자(C-3-2)로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총 27만4281명에 그쳤다. 전년 208만6164명과 비교하면 86.9%나 줄어든 수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법무부 등은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숫자를 국적별로 집계해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다만 비자별로는 따로 공표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제출받은 자료는 중국인 국적의 한국 입국자 중 C-3-2 비자, 즉 단체관광 비자로 들어온 유커만 별도로 집계한 수치다. C-3 타입 비자는 한국에서 단기 체류를 허가하는 비자인데, 이 중 C-3-2는 단체관광객이 주로 활용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전체 중국인 수는 417만5873명으로 2016년보다 48.2% 감소했다. 단체관광 비자로 방한한 입국자 감소 폭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는 얘기다.
월별로 뜯어보면 중국 국가여유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본격화한 3월 이후부터 11월까지 단체관광 비자로 입국한 관광객이 전혀 없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해 3월3일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과 제주도 입국 과정에서 중국인이 부당하게 입국 금지되고 있다. 여행에 신중을 기하라"는 취지의 공지를 게시했다.
▲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해 3월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의 위험을 꼬집고 신중하게 목적지를 선택하도록 경고했다. 출처/중국 국가여유국 공식 홈페이지 |
실제 공고가 붙은 시기를 전후해 서울 명동 등 관광상권을 중심으로 유커 수가 급감했다. 지난해 3월 당시 만난 상인들은 이미 그 6개월 전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줄기 시작했다고 하소연했다. ☞관련기사: [르포] 사드발 찬바람...명동에서 만난 상인들
◇ 한중 정상회담도 소용 없었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실제로 유커 방문은 2016년 9월부터 줄기 시작했다. 2016년 7월 28만명을 웃돌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다음 달 23만 명으로 소폭 줄더니 9월엔 10만 명대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3월 방한 유커는 3만5889명에 그치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탓에 외국인 관광객이 대폭 줄어든 2015년 6월과 비슷한 수준(3만5235명)으로 곤두박질했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역대 방한 유커가 가장 적은 달은 메르스 이슈가 거셌던 2015년 7월 1만9634명이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과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단체관광 금지를 비롯한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리는 듯 했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12월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자는 3734명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가 장기화하자 유통업계도 전략을 바꾸는 추세다. 그간 유커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을 중심으로 중국인 개인관광객(싼커)이나 동남아시아, 중동 관광객 등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개인관광객도 급감하긴 했지만 그래도 단체관광객처럼 아예 발길이 끊기진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18일부터 28일까지 '코리아 그랜드세일' 기간 춘제를 맞아 한국을 찾는 싼커를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이후 사드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해를 넘긴 상황에서도 여전하다"며 "당분간 유커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중국 정부의 조치와 관계없는 싼커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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