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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롯데면세점, 1위 자리 흔들리나

  • 2018.02.14(수) 17:49

인천공항 철수·월드타워 특허권 반납 우려
신라면세점 맹추격 중…판도 변화 여부 관심

국내 1위 면세점 업체인 롯데면세점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부분 철수에 이어 관세청의 롯데월드타워점 특허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어서다. 인천공항에서의 철수로 롯데면세점은 일정부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신라면세점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업계 판도에 뱐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 인천공항서 부분 철수

롯데면세점은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중 일부를 반납키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후 3월 중에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오는 6월말까지 영업 후 철수하게 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1년 인천공항 면세점 1기 사업 시작부터 2기 사업기간인 2015년 8월까지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총 2조 6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해왔다. 하지만 면세점 3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3월 진행된 3기 사업 입찰 당시 롯데면세점은 매년 50% 이상 신장하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성장세 등에 맞추어 임대료를 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아울러 3기 사업 시작 이후 신규 시내면세점이 오픈하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작년 2월에는 특허수수료도 큰 폭으로 증가하며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기 사업 만료인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면세점은 가장 큰 비용 요소였던 임대료를 낮추는 것 밖에는 영업환경 악화를 타개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인천공항공사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고 그동안 인천공항공사와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양측간의 의견차가 컸다. 롯데면세점은 이에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장 일부를 철수키로 했다. 더 이상은 비용 증가를 부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월드타워점 특허권 반납 우려

이 뿐만이 아니다. 관세청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에 대해 취소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뇌물공여죄로 법정구속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관세청은 법원이 판결한 데로 롯데가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 취득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는 지를 다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관세법에 따르면 특허 신청업체가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에는 특허를 취소하도록 돼있다.

만일 롯데가 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을 반납하게 된다면 롯데면세점에는 큰 타격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부분 철수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월드타워점까지 특허권마저 내놔야 한다면 롯데면세점의 사업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신라면세점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에서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한다는 것은 롯데에게 큰 악재다.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사진=이명근 기자/qwe123@)

업계 등에서는 월드타워점의 특허권 반납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살피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야 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을 부여한 곳이 관세청인 만큼 만일 특허권 반납 조치를 취하게 된다면 관세청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 판결로 특허권이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세청으로서도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부여한 특허권을 다시 반납시키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그만큼 면밀히 살펴보고 판단해야 하는 만큼 상당기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신라 맹추격…업계 판도 바뀔까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에 잇따라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면세점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신라면세점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롯데면세점을 뒤쫓고 있어서다. 물론 업력이나 실적 등에서는 아직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지만 신라면세점의 최근 행보를 감안한다면 역전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신라면세점은 작년 말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롯데면세점을 따돌리고 사업자에 선정된 바 있다. 아울러 호텔신라는 최근 면세점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향후 롯데면세점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상은 최근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작년 3분기까지 신라면세점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6.7% 증가한 2조667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2.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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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신라면세점이 롯데면세점이 철수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자리와 이후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반납하게 되면 그 자리까지 노리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독과점 논란이 불거져 신라면세점이 롯데면세점의 빈자리를 모두 독차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 신라면세점의 성장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오랜 기간 면세점 사업을 해온데다 매장 운영, 유통 프로세스 등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신라면세점의 추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하지만 롯데에게 계속 악재가 겹친다면 신라의 추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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