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 게 이기는 데야."
지난 2014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에서 오 팀장(이성민 분)이 인턴 직원 장그래(임시완 분)에게 건넨 대사다. 현대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미생 속 대사 중에서도 특히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은 대목이다.
많은 사회초년생이 높은 연봉과 정년 보장이란 환상을 품은 채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계속되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이 악물고 버티는 게 고작이다.
그렇다면 성공한 직장생활이란 무엇일까. 내 직장생활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마침 후배 직장인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줄 책이 나왔다. 한일섭 저 '직장인 성공백서'(사진).
저자는 무엇보다 성공의 기준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공의 의미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성공 목표를 정한 후에는 잠재의식이 작용,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직장인의 목표에는 크게 네 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연봉추구형'이다. 이 유형에 속한 직장인은 승진이나 근속연수를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최초 계획했던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미련 없이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두 번째는 '기간추구형'이다. 이들 역시 연봉과 승진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 정년이 보장된 '길고 가는' 직장생활이 목표다. 요즘 젊은 층이 공무원이나 교사처럼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세 번째는 '승진추구형'이다. 남들보다 출세욕이나 성취욕이 강한 유형이다. 이들은 동기보다 빨리 승진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 부서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능력도 있고 성과도 내지만, 승진이 빠르면 퇴직도 빨라지는 게 직장생활의 이치다.
마지막은 '중간추구형'이다. 적절한 연봉과 늦지 않은 승진, 정년퇴직을 원하는 대다수 직장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모든 목표를 달성하려면 일도 잘하고 적당한 성과도 따라줘야 한다. 그야말로 '직장인 판타지'다.
저자는 많은 연봉이나 빠른 승진보단, 오래 근무하는 '소확성(小確成 :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공)'을 목표로 삼기를 권한다. 소확성의 전제조건은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다. 기업은 일 잘하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일 잘한다'는 평가는 작은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를테면 ▲수시로 상사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나름의 체계가 있는지 ▲상사의 숨은 의도를 읽는 능력이 있는지 ▲배움의 자세를 갖추었는지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하는지 ▲자신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 있는지 등 사소한 업무 습관이 주요 채점 대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든 새로운 내용을 배우려는 자세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기본 지식만으론 평생 일할 수 없는 시대다. 저자는 "스스로 배우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배움의 길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소확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 한일섭은 성균관대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우증권과 교보증권 등 증권업계에서 25년간 근무하고, 12년에 걸쳐 임원직을 수행한 정통 '증권맨'이다.
[지은이 한일섭/펴낸곳 영림카디널/328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