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TT 시장 총정리
2. 포에버21의 흥망성쇠
3. 쥴, 과일향 전자담배 판매중단
4. 도서정가제, 누굴 위한 법?
[IT 이야기]
제1차 OTT 세계대전 발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 아시죠? 지금까지 지브리는 극장 개봉과 저장매체에 담아 판매하는 것(DVD·블루레이 등) 외에는 자기네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지 않았어요. 관객들이 작품을 마주하는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나.
그런데 지브리가 요즘 생각을 바꾼 것 같네요. 왕좌의 게임 등 드라마로 유명한 미국 방송사 HBO는 얼마 전 자사 OTT HBO 맥스가 지브리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어요. 지브리 극장용 애니메이션 21편을 2020년 봄부터 스트리밍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 거죠.
HBO 맥스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자기네 간판 키즈 콘텐츠로 삼을 모양이에요. 근데 콧대 높던 지브리는 왜 갑자기 생각을 바꿔 OTT에 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는 걸까요?
몰라 일단 OTT가 뭔지 설명 좀
여러분의 영화관람 스타일은 어떤가요? 극장에 가서 큰 화면과 사운드를 즐기는 정통파? DVD나 블루레이를 구매해 집에서 보는 소장파? 최근에는 스트리밍 사이트나 IPTV를 통해 보고 싶은 영화를 그때그때 바로 보는 기분파도 많이 늘었죠. 이런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를 OTT(Over The Top)라고 합니다.
스트리밍은 뭐고 OTT는 뭐야?
스트리밍 : 영상이나 음원을 저장장치에 내려받지 않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재생하는 기술.
OTT : 스트리밍 기술을 이용한 콘텐츠 서비스 또는 플랫폼.
OTT, 왜 이렇게 하태핫태?
다른 이유는 없어요.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등 기존 OTT 사업자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엄청난 돈을 노리고 여러 기업들이 뛰어드는 거죠.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지난해 382억 달러(약 45조 55억원). 2018년 한국 영화극장 전체 매출액이 1조 8140억원이니 OTT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죠? 게다가 OTT 시장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요. 2023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728억 달러(약 85조 79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죠.
이러니 다른 회사들도 눈 돌아가죠. 이름 좀 알린 콘텐츠 회사라면 너도나도 OTT 전쟁에 참전을 선언하고 있어요. 위에서 말했던 HBO 맥스 외에도 NBC유니버설의 ‘피콕’, 애플의 ‘애플TV플러스’ 등 다양한 OTT들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콘텐츠 끝판왕 디즈니도 ‘디즈니플러스’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요.
한국형 OTT도 참전!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OTT가 대세인가 봐요.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6년 3069억원에서 2020년 7801억원까지 성장할 기세.
그러니 한국 콘텐츠 기업들도 OTT 세계대전을 손가락만 빨면서 지켜볼 순 없죠. 지상파 방송 3사는 SK텔레콤과 연합 OTT ‘웨이브’를 출시했어요. 이에 질세라 방송사 JTBC와 콘텐츠 기업 CJ E&M도 연합 OTT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놨고요.
문제는 토종 OTT끼리 합친다고 경쟁력이 저절로 생기진 않는다는 점. 토종이든 뭐든 콘텐츠가 재미없으면 누가 돈 내고 보나요. 그래서 웨이브도 2023년까지 3000억원을 콘텐츠 제작에 쏟아붓고, 한류 콘텐츠 유통을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해외 OTT 공룡들과 경쟁하기엔 자체 콘텐츠 생산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OTT 세계대전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겠네요.
by. 승현
[비즈니스 이야기]
포에버 하지 못한 포에버21
한국 이민자의 미국 성공 신화를 만들어냈던 글로벌 패션 기업 포에버 21. 이 기업이 계속되는 경영 악화로 결국 파산을 신청했어요.
한때 연간 매출 4조 6천억원을 올리며 자라, H&M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패션 브랜드들을 누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던 이 회사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걸까요?
포에버21, 처음 들어보셨다면?
포에버21의 공동창업자 장도원, 장진숙 부부의 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동에서 커피 전문점을 하던 부부는 1981년 미국 이민 길에 올랐어요. 20대의 젊은 부부는 주유소 알바, 접시 닦기 등 종류를 불문하고 일을 하다 3년 뒤 LA에 25평짜리 옷가게 하나를 세우게 돼요. 바로 이 옷가게가 미국 맨해튼 한복판에 자리하게 된 거대 패션 기업 포에버21의 모태가 됐죠.
미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세계로 뻗어 나간 이 기업은 57개국에 800여 개의 매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해요. 2011년에는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장진숙 대표의 이름이 39위에 랭크되기도 했고요. 부부의 자산이 약 6조원을 넘어서며 미주 한인 최초로 미국 1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어요.
왜 파산까지 간 거래?
급격한 추락의 원인으로는 크게 무리한 오프라인 확장정책, 카피 제품의 저작권 문제가 꼽히는데요.
먼저, 오프라인 매장을 무리하게 확장한 경영 방식이 문제가 됐다고 해요. 포에버21은 불과 6년 만에 7개국에서 47개국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했어요.
포에버21이 오프라인 영역을 확장하는 동안 등장한 다크호스, 바로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인데요. 이들이 패션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서 오프라인 영역에 집중했던 포에버21의 사업영역이 줄어들게 됐어요.
또 하나의 문제는 잦은 소송. 고급 브랜드 옷을 빠르게 카피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운영 시스템은 저작권 문제를 불러일으켰어요.
파산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에도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내 이미지와 비디오를 허가 없이 사용했다" 는 이유로 포에버21을 상대로 117억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거든요.
포에버21은 미국 내 178개 점포를 포함해 총 350개에 달하는 매장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20%인 1170명을 구조조정 할 예정이라고 해요. 곧 한국에서도 온·오프라인 스토어를 모두 철수할 계획이고요.
영원한 21세를 위한 옷이라는 뜻을 가지고 시작한 포에버21. 하지만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매가 익숙해진 21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결국 파산 절차에 이르게 돼버렸네요.
by. 민주
[소비자 이야기]
쥴, 판매 중단할 쥴이야
최근 전자담배의 인체 유해성 논란이 국내외에서 계속 불거지고 있죠. 특히 미국 전자담배 업계 1위 쥴랩스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큰데요.
처음 쥴랩스가 문제 됐던 부분은 청소년 흡연 조장. 그동안 쥴랩스 일반적인 액상 전자담배가 아닌, 과일향 전자담배 ‘쥴’을 앞세워 팔았어요. 그런데 달달한 과일향에 모여든 건 기존 흡연자가 아니라 청소년들이었죠.
청소년들을 흡연의 길로 인도했단 악명을 얻은 쥴랩스는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어요. 미국 내 모든 쥴 홍보 활동을 중단하거나, 과일향 전자담배의 소매점 판매를 그만두기도 했고요.
하지만 쥴이 욕먹을 일만 계속 생겼어요. 미국에서 정체불명의 폐 질환으로 숨진 사람이 33명을 넘고, 환자가 1479명으로 늘어났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했거든요.
이들 환자들의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건 대마초 성분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카라비놀). THC가 섞인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고 CDC는 의심하고 있어요. 쥴은 "우리 제품엔 대마초 성분 없어요"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미운털이 박힌지라 씨알도 먹히지 않았죠.
비판이 계속되자 위기감을 느낀 쥴랩스는 과일향 전자 담배 판매를 아예 중단하기로 했어요. 지금까지는 웹사이트에서 나이를 인증하면 과일향 전자담배를 여전히 구입할 수 있었죠.
쥴 판매 중지는 트럼프 대통령 눈치 보기란 해석도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처(FDA)에 과일향 전자담배를 규제할 방안을 내놓으라고 지시했거든요.
마침 한국 정부도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체 무해성이 밝혀질 때까지 사용 중단하라고 강력히 권고했어요. 이번 쥴 판매 중지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애연가들은 계속 신경 쓰이겠네요.
by. 승현
[정책 이야기]
모르면 억울하줍
「도서정가제」
책 가격, 너무 비싸욧!!!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멘트를 외치며 대한민국에 독서 열풍을 불게 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방송에서 소개됐던 프로그램은 연일 베스트셀러 코너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해요.
가뜩이나 책을 안 읽는데 책 가격마저 할인하지 않으면 책을 구매하는 사람은 줄어들겠죠.
도서정가제, 넌 누구냐
책을 정가대로 구입해야 하는 도서정가제는 지난 2003년 도입됐어요. 다만 무조건 정가대로 구입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정가대로 판매하되 10% 내에서 할인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붙었죠. 또 발행한 지 1년이 지났다면 10% 이상 할인도 가능하게 했어요.
이후 도서정가제는 4번의 변화를 거치는데요. 2013년 최재천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해 2014년 시행된 개정안이 현행 도서정가제 내용을 규정하고 있어요.
가장 크게 변한 것은 할인이에요. 할인율은 10% 내로 기존과 같지만, 발행일이 18개월이 넘어도 무조건 10% 할인만 가능해요. 즉 2014년 개정되기 전까진 발행일이 18개월 지났다면 10% 이상 할인도 가능했던 것이죠.
도서관에 판매하는 책도 10% 이상 할인이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전자책(e-book) 할인도 10% 이내로만 가능해요. 사실상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책값이 오른 셈이죠.
완전 도서정가제? 넌 또 누구냐
다시 도서정가제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출판문화생태계 발전을 위한 도서정가제 개선방안 토론회'가 결정적 계기가 됐는데요. 이날 토론회에서 도서정가제보다 더 무시무시한 완전 도서정가제란 단어가 등장했어요.
완전도서정가제가 뭔지 한마디로 요약하면? → 현행 10% 이내 할인과 5% 적립금 지급규정을 가격할인 자체를 아예 금지하고 적립금을 5%로 제한하는 내용이에요.
취지는 거품 가격 방지와 전국에서 균일가로 판매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동반성장을 꾀하겠다는 건데요. 사실상 할인제도를 폐지한다는 점에서 현행보다 더 도서 가격을 옥죄겠다는 취지로 풀이되고 있어요.
도서정가제 폐지청원, 벌써 6만명!
완전 도서정가제 도입 논의가 진행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도서정가제 자체를 폐지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에요.
책을 읽는 사람은 계속 줄어드는데 가격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청원인은 "지식 전달의 매체로서 책은 언제나 구할 수 있는 곳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이러한 관점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는데요. 당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서 정책의 기본 방향은 결국 책 읽기를 권장하는 쪽이어야 하는데 현행 도서정가제는 국민들의 책에 대한 접근성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중요한 것은 책을 많이 읽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겠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읽게 될까요?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것 보면 책 가격을 내리는 것이 독서율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인 것은 틀림없는 거 같아요.
by.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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