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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성장통'·오리온 '질주'…역전은 언제쯤?

  • 2022.11.23(수) 07:40

[워치전망대]롯데제과-푸드,통합 시너지 '아직'
오리온, 해외사업 효과 '톡톡'…수익성 '방어'

오리온이 제과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3분기 역시 오리온의 승리로 끝났다. 롯데제과는 여전히 2위 자리에 머물렀다. 당초 롯데제과 롯데푸드의 합병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됐지만 아직 통합 시너지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원가 상승 부담에 따른 푸드 사업 영업이익 하락으로 발목을 잡혔다. 반면 오리온은 해외 사업의 성공으로 격차를 더 벌리는 분위기다.

'성장통' 앓는 롯데제과

지난 3분기 롯데제과는 매출 1조1033억원, 영업이익 572억원을 거뒀다. 지난 7월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 후 첫 분기 실적이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단순 합산 기준) 대비 1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1% 감소했다. 롯데제과 측은 3분기 합병에 따른 일회성 비용(69억원)으로 이익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3% 증가한다.

제과 사업부문 매출액은 50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8억원으로 4.5% 늘었다. 앞서 빼빼로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던 영향이 컸다. 판가·생산 효율 개선 노력 등도 이어졌다. 롯데제과 측은 "지난 4월 단행한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됐다"며 "캐릭터 빵 판매 증가와 대리점 가격 인상 영향 등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푸드 사업이었다. 지난 3분기 푸드 사업의 매출은 40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이 3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9.6% 감소했다. 기업간 거래(B2B) 판가 인상과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B2C 원가 부담으로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덩치'는 키웠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오리온 해외 효과 '톡톡'

반면 오리온은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오리온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6.6% 오른 영업이익 1217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7311억원으로 18.5% 상승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원부자재 상승에도 신제품 출시와 해외 시장별 사업 전략을 다각화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던 덕분이다. 올해 9월 단행한 해외 제품 가격 인상 효과도 있었다.

법인별로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332억원, 매출액은 17.6% 성장한 2360억원을 기록했다. '닥터유' 브랜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신장하는 등 전 카테고리가 성장세를 보였다. 원재료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제조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p(포인트)가까이 급등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해외법인 매출 상승과 수출 물량 확대에 타격을 최소화했다. 

중국 법인은 법인은 5.0% 증가한 3357억원의 매출액과 14.3% 줄어든 5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제조원가 등이 상승해 3분기에는 줄었지만 1~9월 누계 기준으로는 12.0% 성장했다. 베트남 법인은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44.0% 성장한 1130억원의 매출액과 65.8% 성장한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러시아 법인이 103.4% 성장한 623억원의 매출액과 181.5% 성장한 1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쟁에 수요가 증가한 초코파이의 효과가 톡톡했다. 

하반기 전략은

제과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오리온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제과업체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2019년과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고는 롯데제과로부터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1위 자리 수성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하며 단번에 몸집을 키웠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시너지는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롯데제과가 사업 재정비 등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내년 중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제과는 '사업 효율화'를 통해 이 기간을 버텨낸다는 구상이다. 무분별한 제품 출시를 지양하고 행사판매를 줄인다. 실제로 롯데제과는 582개에 이르렀던 과자류 상품 갯수를 9월말 기준 457개로 축소했다. 연말까지 303개로 더 줄일 예정이다. 아울러 카자흐스탄 중국 등 해외 사업 확장도 박차를 가한다.

오리온도 4분기 수익성 방어에 역량을 집중한다. 비스킷, 스낵, 젤리, 마켓오네이처 등 신제품도 지속 출시한다. 음료 사업에서는 '닥터유 제주용암수' 인지도 상승에 주력한다. 해외 사업에도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을 대비한 선물용 패키지를 출시한다. 대량 구매 수요가 큰 B2B 판매를 추진한다. 새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리스크에도 오리온은 해외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성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매출은 키웠지만 아직 완전한 결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 시너지 창출과 수익구조 개선이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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