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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닷컴, 남은 큰 숙제는 '차별화'

  • 2024.04.03(수) 17:25

SSG닷컴·컬리, 지난해 적자 개선
컬리·쓱닷컴 엇갈린 매출 성장
"장보기 강화·버티컬 경쟁력 제고"

/ 그래픽=비즈워치

컬리와 이마트의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양사 모두 '장보기몰'이라는 콘셉트로 시작해 새벽배송을 운영하고 뷰티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성장세가 다르다는 평가다. 양사 모두 지난해 적자 폭은 줄였다. 매출에서는 컬리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SSG닷컴은 역성장했다. SSG닷컴이 올해 그로서리 상품·서비스 차별화 전략에 집중한다고 밝힌 만큼 연말에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나란히 줄어든 적자

SSG닷컴은 지난해 영업손실 10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3.8% 감소한 1조6784억원을 기록했다. SSG닷컴의 거래액은 7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측은 "성장과 수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전년 대비 총거래액(GMV)은 8% 신장했고, 영업적자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SSG닷컴·컬리 연간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한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모든 고객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지난해 론칭한 신세계그룹의 유료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을 적용했다.

컬리는 영업손실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매출 성장도 이뤘다. 컬리는 지난해 영업손실 14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774억원으로 2%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컬리 측은 "마케팅비와 물류비, 고정비 등 비용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과 지속 가능한 매출 구조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보기+새벽배송 비슷한데

컬리와 SSG닷컴은 '장보기몰'이라는 콘셉트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닮았는 평가를 받아왔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로서 명품, 화장품, 공산품까지 취급해왔다. 특히 모회사인 이마트의 매입 역량 등을 활용한 장보기 카테고리는 SSG닷컴의 핵심 카테고리 중 하나였다.

컬리는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를 새벽배송하는 사업구조로 주목 받으며 성장했다. 이후 컬리는 그로서리 중심 사업에서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1월 화장품 카테고리인 '뷰티컬리'를 론칭했다.

일각에서는 컬리와 SSG닷컴이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성장 추이가 갈리는 것은 이마트의 전략에 혼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0년 전 대비 4분의 1토막이 났다"며 "SSG닷컴을 비롯한 본업에서 전략이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장보기몰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카테고리도 잘 하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바람에 이도 저도 잘 해내지 못했다"면서 "쿠팡에 대항하고자 G마켓 옥션을 무리하게 인수했지만 물류 통합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바람에 영업권 상각과 손상차손으로 회계장부를 얼룩지게 만들고 있다. 식품 카테고리에서만큼은 1등이라는 저력을 확실한 전략으로 어필하지 못한다면 이마트의 실적도 주가도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별화 시작됐다

물론 SSG닷컴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SSG닷컴은 올해 핵심 영역인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해 독보적인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로서리 마케팅 투자와 고객 트렌드 맞춘 차별화 상품 개발, 산지 직송 상품 강화, 우수 협력사 및 생산자를 발굴·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SSG닷컴은 장보기 상품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달 말엔 식품 버티컬 전문관 '미식관'을 론칭했다. 이달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신선식품 '하루'를 출시했다.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른배송인 '쓱배송' 및 '새벽배송'을 운영키로 했다. 향후 과일, 채소에 이어 양곡과 견과류 등으로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SSG닷컴의 1~2인 가구 위한 소포장 신선식품 ‘하루’ 상품 예시 / 사진=SSG닷컴

SSG닷컴이 새로운 기획상품을 수도권 중심으로만 운영하는 것은 3개의 네오센터가 수도권에 위치해서다. 이마트 점포의 후방공간을 활용한 PP센터도 운영 중이지만, 대형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이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만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네오다.

더불어 SSG닷컴은 지속적 외형 성장을 위해 △뷰티 △패션 △명품 등 전략 카테고리를 확대해 버티컬 경쟁력도 키운다는 생각이다. 익일배송 서비스인 '쓱원데이배송'을 본격 확장하고 사업자회원 대상 영업 강화 등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신규사업도 추진한다.

대형PP 중심의 권역 재편과 물류체계 개선으로 물류효율을 높이고, 광고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 및 협력사 사업에 도움되는 분석 데이터 제공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해는 이커머스 업의 본질적 경쟁력 확보 및 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영업이익 적자 규모를 최소화하고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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