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의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가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해 자체 개발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안전용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아시아 대표 워크웨어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코오롱 자체 기술로
볼디스트는 오는 1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산업안전 분야 박람회 '2025 스마트안전보건박람회(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차세대 워크웨어 제품을 선보인다. 볼디스트는 코오롱FnC가 지난 2020년 선보인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다. 워크웨어란 산업용 안전화와 안전복 등을 아우르는 복종(服種)을 말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칼하트'와 같은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는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다. 국내에서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보호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워크웨어 시장 역시 성장 기대감이 크다. 안전화를 포함한 국내 워크웨어 시장 규모는 현재 약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코오롱FnC는 볼디스트 론칭 초기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에 집중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현재 볼디스트의 B2C 매출액은 약 2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부터는 기업간거래(B2B)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을 시작으로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ENP 등 코오롱그룹 사업장 약 50%에서 현재 볼디스트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코오롱그룹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현대자동차에서도 볼디스트의 재킷, 세이프티캡 등을 사용 중이다.
볼디스트는 코오롱그룹의 고기능성 소재와 기술력, 코오롱FnC의 디자인을 앞세워 프리미엄 워크웨어를 표방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 '헤라크론'과 베임방지 및 냉감 기능성 소재 '포르페(FORPE®)' 등을 사용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0팀 이상의 현장 근로자들과 함께 제품을 개발해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대표적인 것이 볼디스트가 현대자동차와 함께 개발한 '세이프티 캡'이다. 일반적인 안전모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딱딱하다. 그 탓에 자동차 정비 작업에는 불편해 근로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머리 부상을 입는 근로자들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볼디스트는 야구모자 형태의 캡에 EVA 안전폼을 덧댄 안전모를 만들었다. 일반 야구모자보다 챙을 짧게 만들어 작업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귀가 닿는 부분에는 홈을 만들어 무전기 등을 부착하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볼디스트의 '스크래치 프리' 디자인 작업복도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사례다. 정비사들은 지퍼나 단추가 겉으로 노출된 작업복을 입을 경우 정비 중 기계에 걸려 다칠 우려가 있다. 볼디스트는 기계 긁힘을 유발할 수 있는 단추, 지퍼 등을 모두 안으로 숨긴 스크래치 프리 디자인을 정비복에 적용했다. 현장 장비를 넣는 주머니가 달린 조끼인 모듈러 베스트는 군대의 '몰리' 시스템을 적용해 현장 근로자들이 다양한 작업 환경에 맞춰 파우치, 와펜, 자석, 벨트 등 구성품을 탈부착해 조합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체 냉감 소재 '포르페'를 활용한 작업복 역시 여름철 무더위 속 현장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포르페는 그간 패드, 침구류에만 사용되던 소재로, 의류에 적용한 것은 볼디스트가 처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볼디스트는 현대건설과 협업해 젊은 직원들을 겨냥한 임직원 전용 재킷도 만들었다. 건설 현장에서 입는 획일적인 디자인의 재킷 대신 미국 공군 파일럿 'MA-1 점퍼'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볼디스트는 안전화에도 세련된 디자인을 입혔다. 기존 안전화는 너무 등산화 처럼 보인다는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에 따라 외형을 간결하게 다듬고 작업 환경에 적합한 기능을 유지한 새로운 디자인을 접목했다. 이 제품은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코오롱FnC는 내년 상반기까지 코오롱그룹 사업장 전체에 볼디스트 제품을 보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등 B2B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코오롱FnC는 아직 북미,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에 비해 크지 않은 아시아 워크웨어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일본 등의 파트너사와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아시아 대표 워크웨어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박성철 코오롱FnC 볼디스트 본부장은 "산업의 최우선 가치는 사람, 그 중심에는 근로자의 안전이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워크웨어를 저렴한 소모품이라고 여기는 인식이 남아있다"며 "볼디스트는 이 틀을 깨고 산업 현장의 문제를 기술력으로 해결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