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금융 판이 바뀐다]④공격이냐 수비냐

  • 2014.01.08(수) 14:46

올해도 보릿고개 예상…리스크 관리가 최대 화두
주요 금융그룹, M&A와 해외 진출로 성장 돌파구

올해 금융권의 경영전략은 크게 수비형과 공격형으로 나뉜다.

금융권은 올해도 보릿고개가 예상된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리스크 관리가 가장 큰 화두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들이 대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공격에 나설 채비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열쇠는 인수•합병(M&A)과 해외 진출이다. 특히 금융권에선 올해 큰 M&A 장이 선다. M&A 결과에 따라 전체 금융그룹의 판도는 물론 CEO들의 경영 성적표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 올해도 생존…리스크 관리가 최대 과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권의 가장 큰 화두는 생존이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은행과 보험부문의 수익성이 한계에 달한데다, 증권업 역시 업황 부진으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은 5조 원을 간신히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40%나 줄어든 수치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도 추락하고 있다. 부실채권 비율이 작년 3분기 말 현재 1.8%로 2년여 만에 최고치로 뛰면서 건전성 역시 불안하다. 증권사들은 아예 줄줄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올해는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크게 좋아지긴 어렵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그러면서 주요 금융그룹은 전문 수비수를 수장으로 앉히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엔 영업이나 기획•인사통이 주로 은행장 자리를 꿰찼다. 리스크 전문가는 말 그대로 후선에서 리스크 관리만 전담했다.

하지만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계속 나빠지다 보니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덩달아 리스크 전문가들의 몸값도 뛰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이건호 KB국민은행장과 김주하 NH농협은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모두 리스크 전문가로 꼽힌다.

 


◇ KB금융•NH농협금융, M&A로 성장 돌파구

물론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특히 국내 금융산업이 저성장의 문턱에 걸려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리스크 관리로 위기를 잘 넘길 순 있어도 미래 성장을 담보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수익성에 치중하다 보니 덩치는 계속 쪼그라들고 있는 한국SC와 한국씨티 등 외국계 은행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M&A와 해외 진출에서 그 대안을 찾고 있다.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을 늘리는데는 한계에 달한 만큼 보수적인 경영전략 위에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동양•현대증권, LIG손해보험 등 대형 매물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M&A가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M&A 결과에 따라 전체 금융그룹의 판도도 바뀔 수 있다.

금융그룹별로는 3년 연속 대형 M&A에서 물을 먹은 KB금융이 가장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부문 보강이 필수적인데다 실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 역시 비은행 부문의 추가적인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인수 후보군이 될 수 있다.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은 “비은행 분야 M&A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신한•하나금융은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


당장 추가 M&A 수요가 없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더 걸고 있다. 글로벌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필요할 경우 현지 금융회사를 M&A하는 방식으로 수익원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현지화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은 회장 역시 “글로벌사업 비중을 국내와 버금갈 정도로 키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특히 외환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경쟁력 확보에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금융 민영화는 은행과 금융투자업을 중심으로 시장구조 개편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글로벌화에 초점을 둔 경영기조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