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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복합할부금융發 또 터질라

  • 2014.11.07(금) 16:01

피 말리는 수수료·독과점 논쟁
카드-당국 "밀릴 수 없다"
[車 복합할부금융이 뭐길래?]②

"현대차와 국민카드 간 분쟁은 단순히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 대한 독과점 문제다."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논쟁에 대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의 이런 인식엔 당국이 손수 칼을 빼든 이유가 담겨 있다. 금융당국은 캐피털사가 특정 자동차회사 할부금융 비중을 25% 넘지 못하게 '방카슈랑스 25% 룰'과 같은 개념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여기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왜곡을 더 이상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녹아 있다.

◇ 수수료 문제에 더해 독과점 문제

현대차는 지난달 국민카드의 가맹점 수수료를 현행 1.85%에서 0.7%로 후려쳐 요구한 후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가맹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계약만료일을 오는 10일까지로 연장해 국민카드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각각 내년 2월과 3월에 현대차와의 계약만료일이 다가온다.

수수료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아 이들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복합할부금융 상품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먹고사는 중소캐피탈사의 진입은 또다시 어려워지고 현대캐피탈의 독과점은 강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고객이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이지만 당국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 문제다. 결국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 역시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소캐피탈사들은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통해 현대캐피탈의 대출상품보다 금리를 낮춰 경쟁력을 갖추려고 한다"며 "결과적으로 현대캐피탈의 대출상품 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맹점 수수료를 무리하게 낮추게 되면 카드사가 캐피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몫을 낮출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캐피털사는 재원부족으로 현대캐피탈 상품과 비교해 복합할부상품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게 된다. 카드사도 마진 폭을 줄이면서까지 이 상품을 끌고 갈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이 경우에도 결과는 마찬가지로 현대캐피탈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상황들이다. 때문에 25%룰 카드를 꺼내 들었다.




◇ 가맹점 수수료 체계 잡은 지 언제인데 또?

신용카드사도 물러설 수 없다. 가맹점 수수료에 따른 상품 경쟁력 훼손 혹은 존폐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이번에 현대차의 가맹점 수수료를 내려주면 다른 가맹점에서도 들고 일어날 것이 뻔하다. 지난 2012년에 신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만들면서 경우 진정시켜놓은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당시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는 대신 대형 가맹점에 대해선 수수료를 높여 놓은 상태다. 현대차의 수수료를 내려주면 다른 대형가맹점 역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테고 그 과정에서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금융당국도 원치 않는다.

카드사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공동대응 해도 모자라는 이 상황에 여타 카드사들이 당장은 이 판에 끼어들고 싶지 않은 속내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단 지켜보면서 국민카드와 금융당국이 해결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서 어렵게 가맹점 체계를 만들어놨다"며 "당시 대형 가맹점 수수료를 높여놨던 게 있는데 자칫하면 다시 불거줄 수 있어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애초에 제시한 수수료율 0.7%는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인 1.5%보다 낮다. 체크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 조달비용이나 대손관련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신용카드는 이 비용들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신용카드에 대해선 가맹점 수수료율을 더 높게 잡는 게 보통이다. 연 매출 2억 원 미만의 영세 가맹점에 대해서도 1.5%로 잡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을 1.0%로 수정해서 제시한 상태이다. 여전히 국민카드 쪽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복합할부는 현대차의 다른 카드 매출과는 다르게 조달비용, 대손비용이 덜 들어가는데 다른 매출과 똑같은 수수료를 적용받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가맹점 별로 적격비용을 산출해서 정한다"며 "상품 별로 정하는 게 아닌데도 여전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요구"라고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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