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국민카드가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낮추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양 측이 모두 한 발씩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최근 만나 이런 현안을 논의한 것도 최악의 상황에서 소비자 피해를 막아보자는 뜻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금융당국 역시 한 시름 놓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7일 "양 측이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1.5% 정도로 낮추는데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오늘이 협상 만료일이라 최종 계약서 작성 등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와 국민카드의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율은 1.85%이다. 1.5%로 최종 확정되면 0.35%포인트 낮아지는 것이다. 당초 현대차는 국민카드에 0.7%안을 제시했고, 이후 1.0~1.1%로 수정해 제안한 바 있다. 국민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적격비용 등을 감안한 1.75% 수준을 고수해왔다.
그러다 양 측은 지난 주말 1.5~1.55% 수준으로 의견을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17일) 협상만료일을 앞두고 가맹점 계약 해지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양 측 모두 한 발 씩 양보해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그동안 복합할부금융이 대손비용이나 자금조달비용이 들지 않는 점을 들어 체크카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국민카드와 카드업계는 체크카드와 똑같은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복합할부금융의 상품 구조상 현대차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을 0.35%포인트 씩이나 낮추면 결과적으로 고객들한테 돌아가는 혜택이 낮아 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현재 카드사별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는 1.85~1.9% 수준이다. 이 수수료를 자동차회사가 카드사에 주면, 카드사는 캐피털사에 1.37%, 고객에게 0.2%를 돌려주고 카드사 몫으로 0.33%를 챙긴다. 이 수수료율을 줄이면 결국 나눠먹는 파이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고객보다는 캐피털사와 카드사가 나눠서 파이가 줄어든 만큼 부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캐피털사로선 재원부족으로 복합할부 상품의 금리경쟁력을 낮추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있고, 카드사 입장에서도 마진 폭이 크지 않아 복합할부 상품 운영에 대한 메리트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역시도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 상품 자체를 취급하고 싶지 않아 했다. 현대차는 내년 2월과 3월 각각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와의 가맹점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번 국민카드와의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카드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