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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호된 신고식

  • 2014.11.21(금) 15:35

김상조 교수 주총 출동..작정하고 이사진 책임 추궁
김영진 이사 "이사들 대중 질타받을 분들 아니다"
윤종규 회장 "LIG손보 인수로 비은행 강화"

"KB금융이 정말 주인 없는 은행입니까?,아직도 KB금융에 주주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21일 오전 10시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이 등장했다. KB금융 주주로서 그는 KB금융 경영진과 이사진들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김 소장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KB금융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예고해왔다. 김상조 소장은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비롯한 KB사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사진들과 경영진에게 책임을 추궁했다.

윤종규 새 KB금융 회장을 선임하는 주총이니만큼 축제의 자리(?)로 여겼던 KB금융 경영진들과 이사진들은 당혹스러워했다. 보통 새 CEO를 선임하는 주총의 경우 형식적인 절차로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박수로 결의를 대신하며 끝내는 게 다반사다.

KB금융 역시 그런 그림을 상상했을 터. 30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 소장의 등장으로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결국 12시쯤, 그것도 발언하겠다고 나서는 김 소장을 제지하고 폐회를 선언했다. 김 소장 측이 격렬하게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윤 회장도 주주들 앞에서 나름 호된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상조(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주전산기 교체를 비롯한 KB사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사진들과 경영진에게 책임을 추궁했다.

◇ 이사진 향해 "누구의 대리인인가" 김 소장 작심하고 주주권 행사

김상조 소장은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KB금융이 정말 주인 없는 은행이냐"며 "엄연히 주주가 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주총장 맨 앞 단상에 앉은 이사진들을 향해 이사들은 주주의 대리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한 달여 동안 경영진, 이사, KB금융 실무진 등을 만나면서 이들이 어쩌면 주주가 없다고 인식하고 경영을 해 왔던 게 아닌가 우려스러웠다"며 "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회사라고 여기는 것이야말로 관치와 낙하산의 빌미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신들이 누구의 에이전트(대리인)이고, 누구에게 로열티를 줘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라"며 "주주와 소통한다면 관치와 낙하산의 방패막이가 돼 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윤 회장 선임 안건을 처리하기에 앞서 김 소장은 "이사진이 주주들에게 지난 몇 달간의 KB사태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이사회는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논의를 했고, 조치를 취했는지 설명해야만 그 이사회에서 결정한 후보를 인정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 김영진 이사 "대중의 질타 받을 이사들 아니다"

김 소장의 계속되는 추궁에 김영진 사외이사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사회가 더 잘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는 있다"면서도 "사외이사들이 경험이나 덕목 등 모든 면에서 대중으로부터 질타받을 그런 분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매체에서 한꺼번에 몰아 (우리를) 이익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 자리만 보전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며 "모두들 몇 년 이상 KB에 머문 사람이고 KB에 굉장한 애정을 갖고 있으니 다 같이 한 번 권토중래하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KB사태에 대한 이사진들의 책임에 대해선 선을 긋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어제(20일) 이경재 이사회 의장의 자진사퇴에 따라 다른 사외이사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자진사퇴의 뜻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 윤 회장 "LIG보험 인수 등 비은행 강화"의지 피력 

▲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질의데 대한 윤종규 회장의 답변을 사외이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KB사태라는 엄청난 사건을 치러서였을까. 이제 막 선임된 윤 회장에게도 주주들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윤 회장은 주주들의 질문에 "은행 쪽을 다시 잘 다듬어서 리딩뱅크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비은행계열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노령화, 저출산 등을 생각하면 보험이 중요하고, 웰스매니지먼트 쪽에선 증권부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최근 손해보험은 생명보험에 많이 근접해 있고, LIG손보의 경우 장기보험상품 비중이 70%를 넘어 우리의 강점인 소매영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추진했던 LIG손보 인수를 철회할 특별한 사유가 없다"며 "인수해서 비은행을 강화시켜 나간다는 데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KB금융의 지배구조 문제를 이유로 LIG손보 인수 승인 심사를 미뤄왔다. 승인 심사 이전에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자진사퇴 등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전일 이경재 의장이 사퇴했지만 아직까지 금융당국은 명확한 사인을 보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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