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핀테크 활성화'는 말로만 하는 금융위

  • 2015.04.17(금) 17:08

핀테크 기업투자 유권해석 등 제도 정비는 미적
사회적 논란 의식해 지나치게 몸 사린다 지적도

금융위원회가 연일 핀테크 활성화를 외치면서도 실제 제도 정비는 미적대고 있다.

실제로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에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3월 중 내놓겠다던 유권해석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인터넷은행 도입 방안 역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러다 보니 핀테크 규제 완화에 따른 사회적 논란이나 일부 부작용을 의식해 금융위가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6일 열린 인터넷은행 도입 방안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핀테크 투자 유권해석 감감무소식

금융위는 지난 2월 초 범금융 대토론회 후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회사가 더 쉽고 빠르게 핀테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핀테크 기업의 범위에 대한 유권해석을 3월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금도 투자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가 출자나 지배할 수 있는 기업의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금융당국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으면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인지조차 알기 어렵다.

금융위는 이런 지적을 반영해 금융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만 아니면 출자와 인수를 허용해 핀테크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유권해석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금융과 IT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낼 기회를 원천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 인터넷도입 TF 석 달간 뭐했나

인터넷은행 도입 방안도 마찬가지다. 금융위는 올 6월 중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만큼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반면 지난 석 달간 인터넷은행 도입 TF를 운영하고도 여전히 큰 방향성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TF는 지난 16일 세미나를 통해 그동안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세미나 장소는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좌석이 동나 100명이 넘는 청중들이 선 채로 발표를 들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이 “금융연구원 주최 세미나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온 것 같다”고 밝혔을 정도다.

반면 세미나 내용은 알맹이가 없었다. 금융위 스스로 주도한 TF 논의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사전에 “정부 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TF 논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개인적인 견해와 구분 짓지 않은 발표자도 있었다. 한 세미나 참석자는 “뭔가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방향성이 전혀 제시되지 않아 답답했다”고 말했다.

◇ 지나치게 몸 사리는 금융위

그러다 보니 금융위가 눈치만 보면서 지나치게 몸을 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논란이나 그 이후 일부 부작용을 의식해 여론만 살피면서 미적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법 개정이 걸린 사안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금산분리 완화나 비대면 본인인증을 위한 금융실명법 개정 등은 사회적인 파장이 큰 이슈여서 금융위가 혼자 밀어붙일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다만 금융위가 주도권을 가지고 핀테크 활성화를 이끌기보단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과연 의지가 있느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위원장은 최근 신속•적극•성의 등 금융개혁 3원칙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강조했는데 핀테크 부문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