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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뱅킹? 스마트하지 못 해 미안해

  • 2015.05.26(화) 15:29

5000만 건 등록…덩치 커졌지만 '보완재' 수준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민원 속출 여전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 건수가 5000만 명을 넘어서며 활성화하고 있지만, 서비스의 질적 개선이나 소비자 만족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은행들이 핀테크 산업 발전 추세에 맞춰 '스마트뱅킹'을 외치면서도 모바일 환경 변화를 따라가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5000만 '스마트폰 뱅킹족'…'잔액조회·소액이체'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스마트폰 뱅킹 등록고객 수는 5223만 명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뱅킹 고객은 2013년 말 3700만 명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1분기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1년 만에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올 1분기 스마트폰 뱅킹 실적 역시 하루 평균 거래 건수 4000만 건, 이용금액 2조 2000억 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각각 12.9%, 7.7% 늘었다. 전체 인터넷 뱅킹 거래 건수 중 모바일 뱅킹의 비중은 52.4%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스마트폰 뱅킹의 덩치는 커졌지만, 기존 창구거래의 '대체재'로서 기능하기보다는 '보완재'에 머물러 있다. 우선 조회서비스에 국한해 이용하는 행태가 그대로다.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 중 조회서비스는 3717만 건으로 전체의 92.1%에 달했다.

또 인터넷뱅킹 이용실적 가운데 모바일뱅킹은 건수로는 52.4%를 차지하는데, 금액 기준으로 보면 6.0%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모바일뱅킹이 조회서비스와 소액자금이체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비대면채널인 창구거래 이용 비중은 줄지 않았다. 창구거래가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3월 기준 11.4%로 작년 3월 11.3%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조회서비스 기준으로 창구거래 비중은 13.8%에서 15.0%로 커졌다.

 

▲ 자료=한국은행



◇ 업데이트하면 공인인증서 사라져…불안감 여전

스마트폰 뱅킹이 이 처럼 주요 거래 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불안감 때문이다. 이는 모바일 운영체제의 자체의 보안 문제나, 금융 규제 등 외부 요인 탓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은행이 자초한 면이 작지 않다.

우선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을 각 은행이 따라잡지 못하는 경향이 여전하다. 최근에도 은행 모바일 앱 중 업데이트 과정에서 공인인증서가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해외 직구로 산 외국 스마트폰에서는 작동되지 않는 등의 크고 작은 문제점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들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신속한 대응에는 역부족이다.

 

은행들이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다며 때마다 이벤트성으로 앱을 만들다 보니 우후죽순 생겨나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한 측면도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신한은행은 18개, 국민은행은 9개, 우리은행은 7개, 하나은행은 6개의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용도를 알 수 없거나 기능이 서로 비슷한 경우도 상당수다. 소비자들이 각 앱의 진위와 안정성을 그때그때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가짜 앱을 내려받아 해킹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 금융 앱 만족도 44.8%…'핀테크 진출 IT에 밀릴라'

 

이에 따라 스마트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불만은 줄지 않는다.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DMC미디어에 따르면 지난 1월 조사 결과 금융 관련 앱에 대한 만족도는 44.8%로 전체 평균 49.7%보다 낮았다.

 

이기송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스마트 금융앱은 양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고객 중심의 사용성 강화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앱에 대한 불만이 쌓이다 보면 조만간 금융권에 진출하게 될 IT 기업들이 내놓을 서비스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스마트뱅킹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상대적으로 정보기술 관리역량이 앞선 국내 IT 회사들이 제공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한 고객 선호 경향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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