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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H]③아! 대우조선, 대손비용 다시 증가

  • 2015.08.03(월) 14:07

부실 대기업 대손충당금 전입액↑
중소기업으로 쏠리는 은행들

주춤하나 싶었던 부실 대기업 리스크가 다시 은행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더욱이 올 하반기에도 기업 경기 악화가 예상돼 은행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전년보다 대부분 줄어드는 추세였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 일회성 대손 비용, 그러나 안심은 금물

 


올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의 대손 비용 증가는 경남기업과 대우조선해양, 포스코플랜텍 등 일회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에도 취약 업종의 경기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안심할 수만은 없다.

신한금융은 그룹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선방했지만, 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감소했다. 이자 이익 감소 외에도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상반기에만 6990억 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았다. 성동조선과 포스코플랜텍, 대우조선 등 일회성 충당금이 많았다. 이를 제외한 경상 대손 비용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회성 요인이 지속적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2분기에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면서 상반기 전체 대손 비용도 많아졌다. 지난 1분기 대손 비용을 대폭 줄였던 하나은행은 이번 분기에 포스코플랜텍을 비롯한 STS반도체, 대우조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 상반기 기준으로 대손비용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 국민은행 선방…은행, 대기업 대출 줄이기

국민은행은 꾸준히 대손 비용을 줄이면서 올 상반기에도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전년 동기보다 33%가량 낮췄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730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2% 증가했다. 다만 대우조선 등의 영향으로 2분기 대손충당금은 1분기보다 40% 이상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45.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 줄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1년간 대기업 대출을 9% 가까이 줄였다. 기업 환경 악화로 대기업 여신은 대규모 충당금 위험이 있는 데다가, 연체율도 중소기업이 크게 높지 않아서다.

은행들은 대신 중소기업 대출이나 가계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가계대출 위축 가능성과 중소기업 부실화 우려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은행들의 대손 비용 증가를 일회성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향후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과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에 따라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들은 2분기에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100억~300억 원 정도만 쌓아놨다. 대우조선에 대한 은행권 총 신용공여액은 21조 원 이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정상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어 충당금을 더 쌓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여부 등 정상화 작업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자산 건전성 안정세 유지

 


대손 비용은 늘었지만 자산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물론 대출 연체율도 대체적으로 줄고 있다. 금감원의 자료를 보면 6월 말 현재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 말에 비해 0.19%포인트 낮아졌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0.19%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자산 건전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광구 은행장은 취임 이후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자산 건전성 개선에 힘을 쏟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72%로 지난해 말 2.12%에서 꾸준히 낮아지고 있고 연체율도 내림세다.

이밖에 신한(0.9%)과 하나(1.21%), 국민(1.24%), 기업(1.35%)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농협은행 역시 리스크 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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